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합병한 러시아와의 관계를 전면 재검토하고, 동유럽 지역의 병력을 증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나토는 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외무장관 회의를 연 뒤 성명을 통해 “나토는 동맹국에 대한 어떠한 침략 위협에도 억지력과 집단적 방위를 제공할 것을 약속하며 이를 위해 적절한 군사력 증강과 가시적인 보장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토는 또 러시아를 포함한 동유럽 국가들이 맺은 '평화를 위한 동반자' 협정에 따른 협력 관계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기로 하고,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러시아와의 모든 군사·민간 협력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나토와 러시아는 지난 1990년대 옛 소련이 붕괴한 후 동유럽 지역의 안전을 위해 러시아와 동유럽의 접경 지역에 병력을 배치하지 않기로 서로 약속했다. 나토는 그러나 러시아가 먼저 이 약속을 깬 것으로 판단하고 발트해 연안 국가에 군사기지를 세우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독일은 발트해 3국(라트비아·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에 대한 군사적 지원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독일 정부는 발트 국가에 전투기 6대와 해군 함정 등을 파견할 준비를 마쳤다고 독일 언론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군사적 위기가 고조되자 나토에 당초 역할인 ‘집단 안전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나토는 옛 소련이 해체돼 냉전 구도가 종식된 이후 테러 대응, 대량파괴무기(WMD) 확산 방지 등 새로운 임무에 주력해왔다.
특히, 친러 세력의 분리주의 움직임이 있는 발트 3국과 몰도바 등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계 주민 보호를 명분으로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무력 점거한 것과 유사한 사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발트 국가에 상설 군사기지 배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집단적 방위 능력을 증강할 수 있는 모든 선택을 고려하고 있으며 그 방안에는 적절한 병력 배치, 군사 훈련, 방위 계획 확충 등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