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순방을 마친 천수이볜 대만총통이 돌아오는 길에 리비아와 인도네시아를 깜짝 방문했다.
대만 외교부의 마이클 뤼 대변인은 천 총통 일행이 이날 인도네시아의 바탄 섬에 도착했으며 12일 현지 공장들을 방문한 뒤 타이베이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천 총통은 이에 앞서 리비아를 깜짝 방문했는데 특히 리비아에서는 가다피 국가원수의 가족들과 회담을 갖고 리비아와 대만 사이에 대표부 설립에 합의하고 경제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천 총통으로서는 미국 본토 경유를 하지 못하면서 무려 37시간이나 걸려 중남미로 가야했던 수모를 만회하고 특히 이번 순방이 급유여행이었다는 언론과 야당의 비아냥을 일축할 수 있는 외교적 성과를 거두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리비아는 당초 천수이볜 총통이 중남미 순방길에 경유지로 돼 있었으나 중국측의 항의로 이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귀국길에 방문하기로 조율한 것인데 대만 당국이 중국의 방해를 우려해 철저히 비밀로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허를 찔린 중국 외교부의 류젠차오 대변인은 어제 브리핑에서 "리비아가 오랫동안 지켜온 ''하나의 중국'' 원칙을 저버림으로써 중국-리비아의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리비아에 대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하원 청문회가 열려 천총통의 미국 경유 거부가 중국의 압력에 따른 것 아니냐는 의원들의 질의가 빗발쳤는데 로버트 졸릭 미 국무부 부장관은 천 총통의 미국 본토 경유를 거부한 것은 미국의 독자적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졸릭 장관은 특히 중국과 대만 사이의 군사적 균형 문제에 대해 "미국은 대만을 지원하길 바라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만의 독립 움직임을 고무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대만이 독립을 선포하는 것은 미국이 양안간 전쟁에 휘말리게 됨을 의미한다고 말했는데 이 발언은 중국 언론에서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