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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내린 목소리 이젠 다시 들을 수 없게 돼

  • 2004-10-15 11:37

성우 장정진 씨 장례식 열려

(사진=노컷뉴스 류승일기자)

 


KBS 오락 프로그램 녹화 도중 예상치 못한 사고로 숨진 성우 장정진 씨의 영결식이 유족과 정연주 KBS 사장 등 3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5일 오전 9시부터 KBS 본관 앞에서 열렸다.

장례위원장인 김환진 KBS 성우극회장은 영결사에서 ''''고인은 TV시대에 성우들의 권익을 위해 힘쓰며 그 누구보다도 힘차게 힘든 시기를 넘겨 왔다''''고 회상했다. 이어 친구 김용선씨가 조사에서 ''''내년 어머니 팔순 생신 때 다 못한 효도를 하겠다던 고인, 환갑 때 부부여행을 가겠다던 고인의 모습''''을 회상하자 고인의 노모와 아내 전명희 씨는 참았던 울음을 터뜨려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고인의 입원 직후부터 자리를 지켰던 입사동기인 성우 안경진씨는 조사에서 ''''오른팔을 잃은 듯 상실감을 주체할 길이 없다''''며 ''''당신의 우렁찬 위트 넘치는 목소리를 잊지 않겠다''''고 울먹였다.

몇 시간씩 발성연습 하던 ''홍두깨''''역할은 정성의 극치

고인의 TBC 성우시험 시험관이자 전 KBS 라디오센터장인 김선옥씨는 조시 ''''당신의 이름 성우 장정진''''을 통해 ''''TV를 보면 금방 활짝 웃고 라디오를 켜면 고인의 목소리가 쩡쩡 울릴 것 같다''''며 고인을 그리워했다. 고인의 친구인 시인 박효승 씨는 ''''몇 시간씩 발성연습을 하던 고인이 선보인 ''''홍두깨'''' 역할은 정성의 극치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방송 장면, 수상 장면 등 고인의 생전 모습이 담긴 영상이 상영됐다. 지난 2003년 KBS 연예대상 최우수 성우상을 수상한 고인이 ''''TV시대에 성우들에게도 이런 큰 상을 주신 KBS에 감사한다. 앞으로 진짜 아름다운 우리말 표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성우다운 성우되겠다''''고 밝힌 수상소감이 영상을 통해 나오자 유족들과 선후배들의 울음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고인의 영정에 헌화하는 유족 전명희 씨(사진=노컷뉴스 류승일기자)


정연주 KBS 사장, 장의행렬 떠날 때까지 자리지켜

정연주 KBS 사장은 침통한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고 유족들의 손을 잡고 위로하기도 했다. 또 보상 문제에 불만을 품은 고인의 친구가 불만을 표시하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고인의 선배인 성우 배한성씨는 ''''누구보다도 성우들을 위해 힘쓴 고인을 보내기가 힘들다. ''''성우계의 마당발''''로 행정력과 조직력에 탁월한 역할을 해 온 고인이기에 동료, 선후배들의 슬픔이 더욱 큰 거 같다''''며 아쉬워했다. 후배인 성우 강수진(40)씨도 ''''평소에는 따뜻한 선배이지만 녹음현장에서는 엄격한 선배였다''''며 ''''예전에 성우생활을 하다 1년 쉬었다 복귀했는데 고인이 발 벗고 뛰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앞으로도 성우들의 공익을 위해 큰 일하실 분이라고 믿었는데 너무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영결식 후 장의행렬은 고인의 고향인 수원의 생가를 들른 다음 장지인 충남 천안 공원묘지로 향했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곽인숙 기자 cinspain@ 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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