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경쟁당국은 담합 행위로 시장을 분할 독점해온 한국, 일본, 유럽의 11개 고압전선 업체에 대해 총 3억200만 유로(약 4천400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2일 밝혔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들 기업이 지난 10여 년간 담합을 통해 국제시장 고객을 분할해 각 지역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상호 시장을 보장해주기로 합의하고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았다.
담합한 업체는 유럽 업체 6곳과 일본 업체 3곳, 한국 업체 2곳 등이다.{RELNEWS:right}
한국의 LS전선과 대한전선을 비롯해 일본의 JPS와 비스카스, 이탈리아의 프리스미안, 프랑스의 넥상스, 스위스의 ABB 등이 포함됐다.
EU 집행위 성명은 이들 기업이 "1999년부터 시장을 공유하면서 거의 세계적인 규모로 고객을 나눠 가졌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 회사는 자신들의 행위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조심스럽고도 극비리에 행동했다"고 지적했다.
이 성명은 "일본과 한국 업체들은 유럽의 고객으로부터 (입찰 참여) 요청을 받을 때마다 유럽의 담합 업체들에 이 사실을 알리고 입찰을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호아킨 알무니아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벌금이 부과된 업체들은 대가를 치렀다. 벌금은 위반의 정도와 담합에 따른 매출액, 그리고 담합 기간에 따라 차등 부과됐다."고 밝혔다.
개별 회사에 부과된 금액은 프리스미안이 1억460만 유로로 가장 많다. 넥상스가 7천70만 유로로 두 번째로 무거운 벌금을 부과받았다.
LS전선은 1천130만 유로(약 165억원), 대한전선은 620만 유로(약 90억원) 등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
담합 사실을 EU에 처음 밝힌 ABB는 벌금을 면제받았다.
EU는 2009년 1월부터 전선업체 담합 행위에 대한 조사를 비밀리에 진행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