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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신용카드로 억대 기내 면세품 구매 일당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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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량'신용카드로 억대 기내 면세품 구매 일당 덜미

    운항 中 기내에서는 신용도 체크 안 돼… 신용불량자들'구매책'으로 범행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사진=이미지비트 제공/자료사진)

     

    비행기 안에서 신용카드 결제 시 한도 초과나 사용 정지 여부 등 신용도가 확인되지 않는 점을 노리고 정지된 신용카드로 기내 면세품을 구입한 뒤 이를 되팔아 부당이득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정지된 신용카드 소지자들에게 면세품 구매를 시키고 이를 수입상가 등에 되판 혐의로 총책 조모(37) 씨를 구속하고 조 씨의 지시에 따라 면세품을 구매한 설모(31) 씨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총책인 조 씨는 지난해 1월 대출 및 아르바이트 관련 인터넷 카페에 '고수익 알바, 신용불량자 정지된 카드 소지자만 가능'이라는 광고를 올려 신용카드 대금 미납자나 신용불량자들을 끌어들였다.

    조 씨는 신용불량자인 설 씨 등에게 일본이나 홍콩 등 왕복 항공권을 주면서 정지된 신용 카드로 고가 화장품 등의 기내 면세품을 사오도록 하는 '구매책' 역할을 시켰다.

    이들은 운항 중인 항공기 내에서는 전산회선을 이용할 수 없어, 실시간으로 신용도가 체크되지 않는 점을 악용했다. 기내 신용카드 단말기로는 사용 정지 여부도 알 수 없을뿐더러 카드 한도가 초과하더라도 얼마든지 구매가 가능했던 것.

    특히, 신용불량자들이 자신의 정지된 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어차피 불량 채권으로 넘어가 결제 금액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점을 노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구매한 기내 면세품은 남대문 수입상가로 넘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총책인 조 씨가 면세가의 30%를 구매책들에게 대가로 지급하고 수입상가에는 면세가의 50~60% 가격에 팔아 조 씨는 물론 구매책들이나 상가 주인에게도 모두 이익이 남는 구조였다"고 말했다.

    조 씨 등은 이 같은 수법으로 지난해 1월부터 약 1년 동안 1억 8,000만 원어치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구매책인 설 씨는 특히, 약 40일 동안 같은 카드로 21차례에 걸쳐(왕복 42차례) 5,400만 원의 면세품을 사는 동안 단 한 번의 항공사나 카드사의 제재도 받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사에서는 불량 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카드사에 청구되고, 카드사에서는 불량 채권이 발생하면 채권 부서로 넘어가게 되는데 이 기간이 한 달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이들의 범행을 쉽게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또 "2004년에도 이와 유사한 범행이 있었지만, 그동안 항공사나 여신금융협회 등에서는 재발 방지 노력이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불량 채권이 누적되다 보면 정상적으로 카드를 사용하는 고객들에게 갈 할인이나 포인트 등의 혜택이 줄어들게 된다"며 "항공사와 카드사 등에 대책 마련을 촉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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