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 중인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났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중-미가 갈등과 민감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관리해 신형대국관계의 발전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충돌하지 않고 대립하지 않고 서로 존중하고 합작하는 것’을 중-미 관계의 원칙으로 거듭 강조했다.
헤이글 장관은 이에 대해 “21세기 세계의 많은 부분은 미-중 관계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대화를 통해 신뢰를 쌓아 양국 군사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싶다”고 답했다.
두 사람은 최근 북한의 4차 핵실험 관련 발언으로 고조된 한반도 문제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고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이 전했다.
전날 중국 군부 지도자와 정면 충돌한 헤이글 장관은 시진핑 주석과의 면담 여부가 주목됐으나 결국 시 주석을 만났다.
헤이글 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미국과 중국의 불협화음이 고조되고 있는 모양새다.
중일간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과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남중국해 문제, 미국의 신형 무기 대만 판매, 홍콩 정치 자유 사안까지 상대방에 대한 강력한 불만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이견과 갈등이 있어도 가능한 한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던 이전과는 딴판이다.
힘이 세진 중국이 그 동안 자제해온 얘기들을 거침없이 하며, 미국과의 새로운 관계 설정을 의미하는 신형대국관계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환구시보는 9일 사설에서 중국군 고위층이 미국과의 의견차이를 이처럼 솔직하게 드러낸 것은 이례적이라며 중국 군부의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