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팀이 희귀질환으로 생식기 없이 태어난 10대 여성 4명에게 맞춤형 인공 질(膣)을 만들어 이식, 정상적인 질과 구분할 수 없을 만큼 완벽한 기능을 갖춘 질로 생착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웨이크 포리스트 뱁티스트 메디컬센터 재생의학연구소의 앤서니 아탈라 박사는 마이어-로키탄스키-쿠스터-하우저(MRKH)증후군이라는 희귀질환으로 생식기가 없거나 불완전하게 형성된 13-18세 여성 4명에게 2005-2008년 사이에 각자에게서 채취한 생식기 조직 세포를 이용, 맞춤형 인공 질을 만들어 이식했다.
그 후 매년 조직검사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통해 경과를 관찰한 결과 인공 질에 신경과 혈관이 형성되면서 점차 자연 질과 똑같은 영구 조직으로 자리를 잡았다.
나중에는 이 인공 질과 원래의 자연 조직 사이의 경계를 구분할 수 없을 만큼 완전한 생착이 이루어졌다고 아탈라 박사는 밝혔다.
이식받은 여성들은 모두 성욕, 성적 흥분, 질 윤활(vaginal lubrication), 오르가슴, 성적 만족 등이 정상인 것으로 설문조사와 테스트 결과 밝혀졌다.
이들은 성행위 때 통증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아탈라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인공 질을 만들기 위해 이들 여성의 생식기 조직에서 근육세포와 함께 체액 분비와 촉감을 담당하는 상피세포를 채취, 3-5주 동안 배양을 통해 증식시켰다.
이어 외과적 봉합에 사용되는 것과 같은 생분해되는 물질을 이용해 각자에 적합한 맞춤형 질의 틀(scaffold)을 만들고 여기에 배양한 세포를 입혀 다시 7일 동안 배양했다.
마지막으로 외과적으로 각 환자의 골반에 길(canal)을 만든 다음 구조적으로 질이 형성될 자리에 이 틀을 삽입하고 주변조직과 봉합했다.
아탈라 박사는 이 방법이 암이나 부상으로 질이 손상돼 재건이 필요한 여성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의 연구팀은 심장판막, 혈관, 간·신장 조직 등 다른 30여가지 조직과 기관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내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Lancet) 온라인판(4월11일자)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