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와 치열한 지구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숙적 샌프란시스코. 15일(한국 시각) 현재 8승5패로 메이저리그 최고 부자팀 다저스(9승4패)에 1경기 차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2위로 선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보다 월등하게 좋아진 득점력이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홈페이지는 15일 팀 공격력 개선의 비결을 전했다. 16일부터 펼쳐지는 원정 3연전 마지막 날인 18일 등판하는 류현진(27, 다저스)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해 경기당 득점 3.9개로 NL 10위였다. 그러나 올해는 5.1점(13경기 66점)으로 NL 3위다. 팀 타율은 8위(2할4푼8리)를 감안하면 득점권에서 강했다는 뜻이다. 다저스는 팀 타율 7위(2할5푼5리)지만 팀 득점은 5위(13경기 62점)로 샌프란시스코보다 떨어진다.
▲세 그룹으로 나눠 선의의 타격 경쟁이렇듯 득점력이 상승한 것은 팀 내 경쟁 때문이다. 선수들이 세 그룹으로 나뉘어 자체 기준에 의거, 타격에 따라 점수를 쌓는 경쟁을 펼친다. 예컨대, 홈런이나 득점권 안타 등에 따라 각기 다른 점수를 얻는 것이다.
첫 그룹은 '팀 브랜든'으로 팀 간판 버스터 포지가 주장이다. 벨트, 크로퍼드, 힉스 등 이름이 브랜든인 3명이 포함된 게 눈에 띈다. '팀 레이저 스왁'은 헌터 펜스가 주장으로 마이클 모스, 호아킨 아리아스, 후안 페레즈 등이다. '팀 게릴라'는 주장이 파블로 산도발이고, 앙헬 파간과 그레고르 블랑코, 헥터 산체스로 이뤄졌다.
홈페이지는 "이는 지난 1964년 앨빈 다크 감독이 고안한 시스템에서 파생됐다"고 소개했다. 당시 다크 감독은 베이스러닝과 컷오프맨 송구 등 세분화한 등급제를 도입했다. 윌리 메이스가 가장 잘 따랐고, 짐 데이븐포트도 우등생이었으나 명예의 전당 헌액이 예상되는 올랜도 세페다는 낮은 등급을 받아 논쟁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50년이 지난 현재 그런 문제는 서로 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 그룹의 경쟁은 기본적으로 샌프란시스코의 승리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크로퍼드는 "분명히 '여기서 치면 '팀 브랜든'이 6점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보다 승리를 위해 노력한다"면서 "펜스가 같은 그룹이 아니라고 사이가 좋지 않은 게 아니다. 그룹 경쟁보다 팀 승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득점권 타율 등 집중력 크게 상승
분명히 효과가 있다. 헨슬리 뮬렌 팀 타격 코치는 "경쟁심과 함께 재미도 유발된다"면서 "서로에게 동기 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펜스도 "작은 것 하나가 경기에 재미를 주고 양념이 된다"고 맞장구를 쳤다.
특히 득점권에서 집중력이 높아졌다. 지난해 득점권 타율 2할5푼6리였던 샌프란시스코는 올해 3할6리로 상승했다. 또 투아웃 타율과 2사 득점권 타율이 각각 2할5푼3리, 2할3푼8리에서 2할7푼2리, 4할4리로 껑충 뛰었다.
각 그룹에는 선발 등 투수들도 포함되는데 경쟁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일례로 매디슨 범가너는 지난 12일 콜로라도와 경기에서 만루홈런과 희생타로 팀 게릴라에 28점이라는 노다지를 안겼다.
뮬렌 코치는 "선수들이 진짜 팀 내 경쟁과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펜스도 "팀 지향적인 이 집중력은 팀 내 경쟁의 효과"라면서 "단지 나보다 다른 동료에게 집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전통적으로 끈끈한 팀 워크와 연봉 대비 활약도가 돋보이는 팀이다. 과연 샌프란시스코의 팀 내 경쟁이 올 시즌 어떤 결과를 낳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