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침몰 사고 발생 40시간을 넘긴 18일 오전 실종자 가족 임시 집결지 진도 실내체육관에는 700여 명의 가족이 구조 소식을 기다리며 애를 태우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선내에 갇힌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의 생존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가족들은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체육관을 찾은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경기도교육청 등 관계 당국자에게는 고함을 지르는 등 항의를 이어갔다.
전날 저녁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체육관을 방문하자 안산 단원고 학부모들은 "우리 정부가 얼마나 일을 무능하게 하는지 여실히 드러내주는 상황"이라며 날을 세웠다.{RELNEWS:right}
이들은 "체육관에 있는 가족들은 (구조 현황에 대한) 내용을 전혀 모른다"며 "가족들에게 직접 알아보라고 할게 아니라 담임교사나 교육당국이 내용을 파악하고 구조과정을 설명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같은 날 체육관에 단원고 교장이 있는 것을 확인한 학부모들이 교장에게로 몰려가 언성을 높이는 일도 벌어졌다.
이들은 "교장이 함께 대응해줘야지 어떻게 학부모들만 (정부에) 얘기하느냐. 280여명이 아직 바다 속에 있다"며 "눈물도 안 나오고 악밖에 안 남았다. 차라리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단원고 교장이 교사 10여명과 함께 체육관 단상에 올라가 무릎을 꿇고 "죽을죄를 졌다"고 사과했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물통을 던지고 마이크를 잡아당기며 학교 측의 대처에 분통을 터뜨렸다.
사고 수습 과정 등을 두고 의견을 달리하는 실종자 가족 사이에도 고성과 욕설이 오갔다.
단원고 2학년 실종자 김모양 어머니는 "사고 3일째가 되니 착잡하다. 여기서 싸우고 이러면 우리 아이들이 더 불행해진다"며 "동요하지 마시고 애들을 위해서 기도하며 기다리자"고 당부했다.
한편 구조 상황을 신속하고 정확히 알려달라는 실종자 가족 측 요구가 빗발치자 정부는 체육관에 구조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200인치 TV 2대와 상황판 등을 설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