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이틀째인 17일 오후부터 18일 새벽까지 16구의 시신이 인양되면서 실종자 가족들은 망연자실했다.
실종자 생존소식을 애타게 기원하며 뜬눈으로 이틀 밤을 지샌 가족들은 계속된 시신 발견 소식에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인양된 시신은 해경 경비정을 통해 18일 새벽 세 차례에 걸쳐 전남 진도군 팽목항으로 옮겨졌다.
대부분 구명조끼를 입은 채 발견된 사망자들은 해경이 불러주는 인상착의만으로 신원확인이 쉽지 않아 가족들은 팽목항에서 직접 시신 확인절차를 거쳤다.
가족들은 초조한 마음으로 흰 천에 씌어 싸늘하게 돌아온 사망자 얼굴을 일일이 확인했다.
시신이 친인척임을 확인한 가족은 그자리에 주저앉아 오열하며 울부짖었다.
그렇지 않은 가족들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그러나 실종자 가족들은 세월호 침몰 사고 사망자가 급격하게 늘어나자 엄습해오는 불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앳된 얼굴의 여고생이었는데 두 손을 가슴에 꼭 모으고 있었다"며 "물이 들어찼을 때 얼마나 무서웠을까. 이 모든 게 꿈이었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16구의 시신은 목포 한국병원에 안치됐다.
해경은 침몰한 세월호에 무인탐사로봇을 투입해 밤샘 수색작업을 펼쳤지만 거센 조류 탓에 다이버의 잠수가 힘든 등 난항을 겪었다.
팽목항에는 밤새도록 비가 내렸고 애타는 실종자 가족의 눈물도 멈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