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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침몰]대형참사에 교감 자살까지…"안산은 장례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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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객선 침몰]대형참사에 교감 자살까지…"안산은 장례식장"

    "선장 때문에 엄한 사람이 죽었어"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장례식장 (자료사진)

     

    "다 안산에 사는 학생들이 죽거나 실종됐으니… 300명 가까운 사람 중에 아는 사람 없겠어. 다 아는 사람들이지. 천불이 나."

    세월호 탑승자 가운데 안산 단원고 학생과 교사는 339명. 그런데 사건발생 이틀이 지난 18일 현재 75명만 목숨을 건졌을 뿐이니 안산시 전체는 핵폭탄을 맞은 것 같은 충격에 휩싸여있다.

    故 황민우, 장준형 군이 안치된 고려대 안산병원은 침통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조문을 마치고 분향실을 나온 단원고 학생들은 울음을 터뜨리며 친구의 죽음을 애도했다.

    침통한 분위기는 비단 고대 안산병원만이 아니었다. 안산 시민들이 모이는 곳에서는 온통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이야기가 들렸다. 노점과 버스, 길거리에서는 세월호 침몰 관련 뉴스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일부 시민은 DMB를 들고 다니며 뉴스를 보기도 했다. 안산 시민들은 채 꽃피지 못한 학생들의 죽음에 분노하거나 안타까워했다.

    지하철 4호선 중앙역 앞 노점에서는 세월호 선장의 행동에 대한 토론이 한창이었다.

    한 할아버지가 "선장의 지시를 따른 학생들이 다 죽었다"면서 "선장이 배를 버리는 게 말이 되냐"고 열변을 토했다. 주위 사람들은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맞다. 그런 미친 인간이 어디 있냐"는 말로 동조했다.

    노점을 운영하는 손모(53) 씨는 "TV에서 가게 단골손님이 화면에 나오는 걸 봤다"면서 "실종된 학생들 부모 중에 아는 사람이 더러 보였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손 씨에 따르면 안산 사람들은 한 다리 건너면 다 안다고 한다. 실제로 손 씨는 외지 사람이 아닌 이상 노점상에 들어오는 손님들의 얼굴을 대부분 알고 있었다. 단원고가 주변에 있기 때문에 학생들을 자주 보게 된다는 손 씨는 "안산 전체가 장례식장이 된 것 같다"고 탄식했다.

    특히 이날 오후 단원고 교감이 자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안산 시민들은 더욱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상록구에 거주하는 윤모 (36) 씨는 "선장 한 사람 때문에 엄한 사람이 죽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정말 죽어야 할 사람은 안 죽고 남은 사람이 고통스러워하고 있다"면서 "세상이 부조리하다"고 한탄했다.

    단원구에 거주하는 이모 (29) 씨는 "(사고에 대한) 책임이 크지도 않은 사람이 죽었다. 이렇게 직업의식이 투철한 사람이 살았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희생자들이 다녔던 단원고등학교에서 불과 3km 떨어진 고잔고등학교 역시 침울한 분위기였다. 최모(17) 양은 "지금 학교 분위기가 별로"라면서 "아는 사람이 없으면 몰라도 아는 사람이 있는 경우에는…"이라고 말을 흐렸다. 상록구에 위치한 성안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강모(17) 양은 "1학년은 그나마 괜찮지만 단원고에 친구가 많은 2, 3학년 선배들은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전했다.

    이번 사고에서 실종된 학생들 중 5명이 다니고 있는 안산제일교회에서는 사고가 발생한 날부터 매일 저녁 9시 특별기도회를 열어 학생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있었다.

    교회 관계자는 "교회 차원에서 매일 특별기도회를 열고 소모임에서도 중보 기도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도 이모(55) 씨는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기에 더 가슴이 아프다"면서 "실종 학생들 중 아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뉴스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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