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상황판 (사진=독자 제보)
세월호 침몰 전에 제주해경이 사고를 감지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안산단원고에 전화를 한 인물은 수학여행단 전세버스 안전교육을 맡은 자치경찰단 소속 경찰관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과 제주도자치경찰단은 세월호가 침몰한 지난 16일 오전 8시 20분쯤 안산단원고에 전화를 한 경찰관은 제주해양경찰관이 아닌 제주도자치경찰단의 김모(33) 순경이라고 21일 밝혔다.
김 순경은 안산단원고 수학여행단을 태울 전세버스 운전자들의 음주여부를 확인하고 교통법규 준수교육을 담당하는 경찰관이다.
제주해경 등에 따르면 안산단원고측은 지난 8일 제주도자치경찰단에 전세버스 안전운행 요청을 공문으로 보냈다.
안산단원고를 태운 세월호가 제주항에 16일 오전 8시 30분 도착할 예정이니 전세버스 기사에 대한 음주측정도 하고 안전교육도 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이다.
그러나 당일 제주항에 나간 김 순경은 여객선도 도착할 기미가 없고 제주항에 대기하고 있어야 할 전세버스도 보이지 않아 8시 20분쯤 수학여행단 인솔교사에게 전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자 안산단원고측에 전화를 했다는 것이 김 순경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전세버스측은 세월호가 2시간 가량 지연 도착할 것이라는 통보를 여행사로부터 이미 받았기 때문에 김 순경이 기다리고 있던 그 시각, 제주항에는 없었던 것으로 해경과 자치경찰단은 해명하고 있다.
제주해경 관계자는 "김 순경이 안산단원고측에 자치경찰로 소개했는데 해당 교사가 잘 못 알아듣고 제주해경으로 사고 상황 게시판에 기재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세월호 침몰 40분 전에 이미 제주해경은 사고 조짐을 감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안산단원고에 마련된 상황대책반 상황판에 '(16일)오전 8시10분 제주해경→배와 연락안됨→학교로 전화연락'이라는 내용이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해경이 지금까지 알려진 사고발생 시간보다 훨씬 빨리 세월호의 이상징후를 파악하고 있었다는 의혹이 확산된 것이다.
김 순경이 전화한 시각도 학교상황판에는 8시 10분으로 돼 있지만 통화내역 확인결과 8시 20분이었다고 해경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