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엿새가 지난 21일 오후 전남 진도항에서 구조 소식만을 기다리는 실종자 가족들이 바다를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진도 참사의 애도 분위기가 지역 각 단체들의 집회시위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애도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예정됐던 일반 집회시위 일정이 취소되거나 축소되는 것은 물론 집회가 취소된 뒤에도 진도 참사 희생자와 실종자를 애도하는 쪽으로 변경되고 있다.
또 실종자들의 생환을 기원하는 촛불집회도 곳곳에서 잇따라 개최되고 있다.
경찰과 노동계에 따르면 진도 참사가 난 지난 16일 이후 경찰에 신고된 집회시위 일정이 눈에 띄게 줄었다.
참사 전 각 지역 곳곳에서 각종 집회시위가 잇따르거나 예고돼 있던 것과 상반된 모습.
지역에서도 17일 오전 11시에 진행될 예정이었던 4.19정신계승 민주선언 집회가 돌연 취소됐다.
국가적 재난에 슬픔을 함께 하기 위함이라는 게 주최 측의 설명.
이 집회는 조만간 애초 개최 목적인 4.19와 관련된 내용 외에도 진도 참사의 희생자와 실종자들을 위한 내용으로 꾸며져 다시 진행될 예정이다.
심유리 집행위원장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집회를 강행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4.19정신계승도 중요하지만, 진도 참사로 국민적 슬픔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희생자와 실종자들을 애도하고 위로하는 집회로 다시 진행하기 위해 회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진행됐던 국정원 관련 야간집회 등도 참사가 난 이후부터는 열리지 않고 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도 긴급 임원회의 등을 열고 예정된 투쟁일정 등을 대부분 유보하거나 주중에는 열지 않기로 했다.
희생자를 추모하고 실종자의 무사생환을 기원하기 위해서라는 게 각 단체의 설명.
민주노총 관계자는 "국가적 재난이 발생한 상태에서 예정된 일정을 진행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일반 집회시위 외에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무사생환을 기원하는 집회는 잇따라 열리고 있다.
세종시 조치원역 광장에서는 18일부터 인간성회복추진협의회 등 시민단체들이 '범국민 생환기원 추모회'를 3일째 열고 있다.
세종시민과 학생, 시민단체 회원들은 실종자들의 생환을 기원하는 마음을 리본에 적어 역 광장 느티나무에 매다는 행사를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추모와 애도, 실종자들이 돌아오길 바라는 분위기가 집회일정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