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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침몰]"시신도 못 찾고 장례 걱정할 판" 두 번 우는 가족들

사건/사고

    [여객선 침몰]"시신도 못 찾고 장례 걱정할 판" 두 번 우는 가족들

    • 2014-04-23 13:03

    주먹구구 지원에 가족들 분통, 초조함 극에 달해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이레째인 22일 오전 전남 진도항에서 한 실종자 가족이 바다를 바라보며 오열하고 있다. 윤성호기자

     

    악몽의 수요일이 왔다. 세월호 침몰 일주일이 지난 23일,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진도체육관 분위기는 점점 격앙되고 있다.

    지난주 수요일 아침만해도 사랑하는 자식들과 문자를 주고받던 가족들은 이제 하염없이 시신 인양 보고서만 보고 또 보고 있다.

    실종자 가족이 입는 파란 조끼를 착용한 중년 남성은 안경 너머로 시신 인상착의가 적힌 보드판을 자세히 살펴보고 고개를 떨군 채 다시 발길을 돌린다.

    "걱정말라"며 다정한 문자를 보낸 것이 불과 일주일 전. 이제는 차가운 바닷 속에 갇혀 있을 아이들을 떠올리면서 가족들은 사실상 시신이라도 온전히 발견됐으면 하고 점차 체념하는 상황이다.

    시신이 150구 가까이 발견되면서 남아있는 가족들은 더 불안하고 초조한 기색이 역력하다. 수염이 더부룩한 중년 남성은 차마 체육관 안에서 눈물을 보이지 못하고 복도로 나와서야 대성통곡했다.

    체육관 단상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에 시신의 이름이나 인상착의가 뜰 때면 사색이 돼 뛰쳐 나가는 가족들이 눈에 띈다.

    이날 오전 동생의 이름을 발견한 누나가 울먹이며 나갈 준비를 하자 주변 가족들이 대신 짐을 챙겨주기도 했다.

    함께 기다리던 가족들이 하나둘 빠져나가는 것을 보면서 주변 가족들의 마음은 더 초조해지고 있다. ·

    게다가 장례 절차와 현장 지원이 주먹구구로 이뤄지면서 현장에서는 여기저기서 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단원고 학부모는 상황실에서 보건복지부 담당자를 찾았다가 담당자가 없다는 말을 듣고 분통을 터트렸다.

    진도항에서 이동할 때 택시를 지원해준다고 했지만 가족들이 현장에서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듣고 항의하기 위해 담당자를 찾은 것이다.

    "담당자가 없어서 내가 기다려야 하는거에요? 저희는 일주일을 기다렸어요. 차리라 지원해준다고 하지를 말던지 이게 뭡니까".

    시신이 한꺼번에 발견되면서 턱없이 부족한 장례식장 때문에도 혼선이 빚어지는 상황.

    안산의 장례식장이 꽉 차 시신을 보관할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진도항에 냉동창고를 설치해 임시 보관하려하고 있지만, 상당수 가족들은 안산으로 시신이 신속히 인계되기를 원하고 있다.

    끔찍한 참사가 벌어진 수요일이 다시 돌아왔지만 아직 찾지 못한 시신의 장례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가족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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