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내가 잘할 수밖에 없다' 23일(한국 시각) 필라델피아와 홈 경기에서 6이닝 2실점 호투에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한 LA 다저스 류현진.(자료사진)
결국 승리를 위해서는 한 점도 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일까.
류현진(27, LA 다저스)이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상의 호투를 펼치고도 빈약한 득점 지원으로 시즌 4승이 무산됐다. 팀 간판들의 침묵이 아쉬웠다.
류현진은 23일(한국 시각) 미국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 홈 경기에서 6이닝 3탈삼진 9피안타 2볼넷 2실점의 준수한 투구를 펼쳤다.
그러나 1-2로 뒤진 7회 승리 투수 요건은커녕 오히려 패전 위기에 몰린 채 교체됐다. 다행히 7회말 동점이 되면서 패전은 면했지만 팀은 연장 10회 2-3 패배의 쓴잔을 봤다.
이날 다저스 타선은 10회까지 8안타 2득점 빈공을 보였다. 특히 류현진이 마운드에 있던 6회까지 4안타 1득점에 머물렀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 류현진이 거둔 3승은 모두 무실점 경기를 펼쳤을 때였다. 지난달 23일 애리조나와 호주 시드니 경기 5이닝, 지난 12일 애리조나 원정 7이닝, 18일 샌프란시스코 원정 7이닝 무실점이었다.
그만큼 타선 지원이 빈곤했다. 지난달 31일 샌디에이고와 경기 때는 7이닝 무실점을 하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1-0으로 앞선 8회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불펜 브라이언 윌슨이 불을 질렀고, 타선도 추가 득점이 없어 팀은 되레 1-3 패배를 안았다. 류현진이 3승째를 따낸 샌프란시스코와 경기도 타선이 겨우 2점을 내면서 2-1로 이길 수 있었다.
▲다저스 고액 연봉 주포 부진→타선 침체물론 득점 지원이 매번 화끈하게 이뤄질 수는 없다. 지난해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1점대 평균자책점에도 16승(패)밖에 올리지 못한 것도 호투에 따라붙지 못한 팀 득점력 때문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이지만 다저스 타선의 침체는 심상치 않다. 현재 팀 타율 2할3푼6리로 내셔널리그(NL) 11위에 그쳐 있다. 팀 득점도 7위(21경기 83점)지만 그나마 서부지구 6개 팀 중 가장 나아 12승9패 지구 1위는 지키고 있다. 그러나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메이저리그 전체 팀 연봉 1위의 다저스라면 경기당 4점 미만의 득점력은 한참 부족한 성적표다.
주포들의 초반 부진이 심각하다. 핸리 라미레스는 타율 2할3푼6리 2홈런 8타점, 연봉 2000만 달러 이상을 받는 맷 켐프도 2할1푼3리 3홈런 타점에 머물러 있다. 올스타 외야수 안드레 이디어도 13타점을 올렸지만 2할2푼 2홈런, 지난해 쿠바 열풍을 일으킨 야시엘 푸이그도 2할4푼1리, 2홈런 8타점이다.
'꾸준함의 대명사' 애드리언 곤잘레스가 2할9푼9리 5홈런 17타점으로 중심 타선을 지탱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디 고든이 타율 3할5푼5리 10도루, 후안 유리베가 3할2푼5리로 활기를 불어넣어주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이날도 다저스 공격을 이끈 건 하위 타선이었다. 0-2로 뒤진 5회 나온 만회점은 8회 팀 페더러위츠의 2루타가 시발점이었다. 7회 동점 득점도 7번 고든의 2루타와 대타 저스틴 터너의 적시타였다.
다저스는 전날도 상대 에이스 클리프 리에 막혀 산발 4안타로 0-7 영봉패했다. 다저스 타선이 각성해 2연패를 끊고 반등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