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3일로 세월호 침몰 18일째를 맞으면서 시신 유실과 훼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고해역 인근 병풍도 남서방 25km 지점에서 겨울점퍼가 발견된 데 이어, 관매도와 외병도 부근에서도 침대매트, 여행용가방 등이 무더기로 발견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16일 사고 당시나 이후에 세월호에서 흘러나온 유류품으로 추정되면서, 시신 유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사흘전 사고해역에서 북서쪽으로 2.4km 떨어진 곳에서 여학생 시신이 발견된데 이어, 2일 아침에는 수습과정에서 놓친 시신이 1시간 30분만에 4km나 떠내려가 겨우 수습되기도 했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3시에 실종자 가족들을 상대로 유실방지대책을 설명하기로 했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 박승기 대변인은 "실내체육관에서 실종자 가족 대상으로 희생자 유실 방지대책 설명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혹시나 피붙이의 시신조차 찾지 못할까 노심초사하는 실종자 가족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 억장 무너지는 실종자 가족 위해 '시신 복원' 지원바닷물에 희생자가 오랜 시간 잠겨 있으면서 가족들조차 육안으로 실종된 가족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신이 훼손된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이틀 전 실종자 가족들이 정홍원 국무총리에게 "시신 상태를 확인하고 수색을 더 독려해달라"고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고대책본부는 시신훼손 가능성이 커지자 원하는 가족들에게 시신복원을 지원해주기로 했다.
박 대변인은 "실종자 가족의 정신적 고통 덜고 희생자에 대한 나은 기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희망하는 가족에 한해 훼손된 시신을 복원하는 서비스를 정부가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시신 훼손 복원 서비스는 보건복지부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머무르고 있는 전남 진도군 실내체육관. (사진=윤성호 기자)
정부 관계자는 "신원 확인을 육안으로 하는데 육안 확인이 안될 정도로 훼손이 많이 되면 학부모 마음도 당연히 편치 않을 것"이라며 "요청하는 학부모에 한해 사진 참고해서 인조 형태를 만들어 장례 절차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시신 복원 비용은 정부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이와 함께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사고 해역에서 수습된 희생자가 진도항까지 도착할 때 추가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냉매제 500개를 확보해 사고 현장에 급파했다.
◈ 빠른 조류로 밤샘 구조작업은 지연
물살이 세다는 '사리' 물때는 2일로 끝났다.
하지만 사고해역에는 아직 물살이 잦아들지 않아 이날 새벽에는 정조시간에도 잠수대원들이 투입되지 못했다.{RELNEWS:right}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이날 정조시간을 중심으로 아직 개방되지 않은 4층 선수 중앙과 좌측 격실, 그리고 3층 격실 등 6 곳을 유압절단기 등을 사용해 강제로 열고 진입을 시도할 예정이다.
또 한번 수색했던 객실이라도 미처 수습되지 못한 희생자가 남아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다시한번 확인하기로 했다.
이날 정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228명이며, 실종자는 74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