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브 영상 화면 캡처)
납치된 소녀들은 부모의 품에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오는 14일이면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이 나이지리아에서 여학생 276명을 납치한 지 꼬박 한 달이 된다.
소녀들을 구출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손길이 나이지리아 현지에 속속 답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희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보코하람의 반인륜적 범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사건 발생 초기부터 미흡하게 대처한 나이지리아 당국의 무능함도 질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달 14일 나이지리아 치복시에서 여학생들이 집단 피랍된 이후 보코하람은 지금까지 두 차례에 걸쳐 동영상을 공개했다.
지난 5일 첫 번째 동영상에서 보코하람의 지도자 아부바카르 셰카우는 이번 납치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며 처음으로 정체를 드러냈다.
특히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라며 소녀들을 인신매매 시장에 내다팔겠다는 그의 발언은 전 세계를 경악하게 만들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지난 12일에는 피랍 여학생들로 추정되는 130여명이 이슬람 복장을 한 채 두 번째 동영상에 등장했다.
셰카우는 이 영상에서 "5년 간 수감돼 있는 보코하람 조직원들을 석방하면 학생들을 풀어주겠다"며 구체적인 협상 조건을 제시했다.
애초에 보코하람의 범행 목적이 이슬람 교리 확산보다는 조직원 석방을 위해 여학생들을 '인질'로 삼았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이런 제안을 즉시 거부했다.
국제사회는 대대적인 수색 작전을 펼치면서 소녀들의 행방을 좇고 있지만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미국 정부는 13일 나이지리아 상공에 휴대폰과 통신 신호를 광범위하게 포착할 수 있는 비행기를 띄워 피랍 여학생들을 수색하고 있다.
수색 작업에는 상업용 인공위성과 함께 국방부와 연방수사국(FBI) 요원들도 동원됐다고 BBC는 전했다.
영국 정부도 나이지리아 현지에 수색팀을 급파해 구출 작전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스라엘 정부의 대테러 작전팀도 작전을 수행 중이다.
프랑스 정부는 굿럭 조너선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물론 접경국인 카메룬과 차드, 니제르, 베냉 등 서아프리가 국가의 정상들이 참석하는 공동 회의를 주관하기로 했다.
하지만 억류된 여학생들은 현재 남한 면적의 3분의 2에 이를 정도로 광활한 삼비사 숲에 은신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구출 작업이 제 때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미지수다.
여동생과 조카 두 명이 피랍된 라완은 "개인이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 우리 가족들은 그저 울고 비통해하고, 또 비통해할 뿐"이라고 BBC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