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중근. (자료사진=LG 트윈스)
LG와 롯데의 경기가 열린 13일 잠실구장. LG가 2-0으로 앞선 8회초 1사 1, 2루에서 롯데 4번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의 타석이 돌아왔다. 마운드에는 정찬헌이 있었다.
어디서 본 장면이다.
바로 4월10일 경기다. 스코어와 이닝은 조금씩 다르지만, 전체적인 상황은 비슷했다. 당시 1-1로 팽팽하던 연장 10회말 롯데가 1사 1, 2루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는 히메네스가 들어섰고, 마운드는 정찬헌이 지키고 있었다. 결국 정찬헌이 히메네스에게 끝내기 3점 홈런을 맞고 LG가 졌다.
LG에게는 충격적인 패배였다. 3연전 중 두 차례 연장에서 1무1패를 기록한 LG는 여전히 순위표 맨 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양상문 신임 감독이 꼽은 LG의 부진 시작 이유도 바로 당시 롯데와 3연전이었다.
정찬헌과 LG에게는 4월10일의 악몽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양상문 감독은 1사 1, 2루 위기에서 정찬헌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마무리 봉중근을 조기 투입했다.
양상문 감독의 승부수는 통했다. 봉중근은 히메네스를 1루 땅볼로 처리하며 급한 불을 껐다. 계속되는 2사 2, 3루 위기에서는 대타 최준석을 볼넷으로 거르며 베이스를 꽉 채웠다. 그리고 황재균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벗어났다. 9회초에도 선두 타자 강민호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내리 세 타자를 잡고 팀 승리를 지켰다.
이날 롯데전은 LG에게 큰 의미가 있다. 악몽에서 벗어났고, 무엇보다 양상문 감독의 데뷔전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