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보도본부 부장단이 KBS의 정치적 독립성과 공정성 회복을 요구하며 총사퇴했다.
KBS 보도본부 부장단 18인은 16일 "KBS사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란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전원 총사퇴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일련의 세월호 보도, 전임 보도국장의 부적절 발언 논란과 충격적 폭로 등이 지금 사태의 직접적 계기가 됐지만 그것은 뇌관이었을 뿐이다"고 참담한 심정을 전했다.
이어 "누구 탓을 하랴. 일선 기자들과 동고동락하며 뉴스의 최전선을 지켜온 우리 부장들부터 먼저 책임지겠다"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와 함께 길환영 사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정권으로부터 독립성을 지키지 못하고 정권과 적극적으로 유착해 KBS 저널리즘을 망친 사람이 어떻게 KBS 사장으로 있겠단 말인가"라며 길환영 사장을 지탄했다.
김시곤 전 보도국장에게는 "우리의 결의가 당신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 결코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김시곤 전 보도국장에 대해 "보도국장 재직 시절 사장의 지시를 받아 KBS 보도를 직접적으로 굴절시킨 책임자"라며 "세월이 좋을 때는 사장의 충실한 파트너였다가 일이 틀어지니까 폭로에 나선 것 아닌가. 보도국장이라면 모름지기 보도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어야 하지만 당신은 공영방송 KBS의 보도책임자로 부적격자"라고 지적했다.
한편 KBS는 세월호 참사 보도와 관련해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입사 1~3년차 막내기자들이 사내 전산망에 "반성합니다"고 글을 게재했을 뿐 아니라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세월호 희생자와 교통사고 사망자수 비교 발언 논란으로 유족들이 KBS에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RELNEWS:right}
김국장은 사임 기자회견에서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한편 종합편성채널JTBC와 인터뷰에서 길사장과 청와대의 보도 개입을 폭로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보도본부 부장단 총사퇴와 관련해 성명서를 통해 "보도국 부장들의 사퇴가 보도본부 만의 상황으로 끝나진 않을 것"이라며 "타 본부 간부들까지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입장표명과 행동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밝혀 추후 상황은 예측하기 힘든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