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군도'에서 의적 도치 역을 맡은 하정우(왼쪽)와 탐관오리 조윤 역의 강동원
충무로의 대들보 하정우와 강동원이 7월23일 개봉하는 윤종빈 감독의 신작 '군도: 민란의 시대'(이하 군도)에서 궁극의 라이벌 구도를 빚어냈다.
군도는 탐관오리들이 판치던 조선 후기, 세상을 뒤집기 위해 나선 의적들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로 하정우가 의적 도치 역을, 강동원이 백성의 적 조윤 역을 각각 맡아 연기 대결을 펼친다.
극중 잦은 자연재해에 따른 기근에다 관의 횡포까지 겹치면서 백성들의 삶은 날로 피폐해진다. 그 사이 나주 대부호의 서자로 조선 최고의 무관 출신인 조윤은 극악한 수법으로 양민들을 수탈해 삼남지방 최고의 대부호로 성장한다. 반면 소 돼지를 잡아 근근이 살아가던 천한 백정 돌무치는 죽어도 잊지 못할 끔찍한 일을 당한 뒤 군도에 합류해 의적 도치로 거듭난다.
■ "반드시 뒤집으리라"…의적 하정우
하정우는 첫 사극 군도를 통해 백정과 의적이라는 상반된 이미지를 동시에 선보인다.
'추격자'의 소름 끼치는 악역부터 '범죄와의 전쟁'의 남성미 넘치는 보스, '러브픽션' '멋진 하루'의 귀여운 연인, 법정드라마 '의뢰인'의 수완 좋은 변호사, 첩보액션 '베를린'의 첩보원, '더 테러 라이브'의 앵커 연기까지 장르 불문의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여 온 하정우이기에 이 역할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도 높다.
그는 먼저 최하층 계급에 속한 천한 백정 돌무치로 관객들을 만난다. 돌무치는 돌처럼 단단하고 무식하다고 해서 얻은 이름이다. 소 돼지를 잡아 그 고기를 양반들 집에 대면서 근근이 살아가는 쇠백정 돌무치는 양민들에게까지 천대받는다. 밟으면 밟히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무지렁이인 셈이다.
그런 돌무치가 죽어도 잊지 못할 억울한 일을 당한 뒤 의적단인 군도 지리산 추설에 합류해 도치로서 새 삶을 살게 된다. 도치는 백정의 도살용 칼이 아닌 쌍칼을 휘두르며 군도의 큰 별로 떠오르는데, 그 이름만으로도 양반들을 벌벌 떨게 만드는 존재가 된다.
나주 대부호의 아들인 조윤 앞에 납작 조아린, 질끈 동여맨 더벅머리의 백정 돌무치와 화상자국 뚜렷한 민머리로 강렬한 눈빛을 쏘는 의적 도치는 몹시 대조적이다. 왜 그의 머리에 화상 자국이 새겨졌는지, 왜 조윤과 대립하게 됐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부르는 대목이다.
■"극악무도해져야만 내가 있다"…조윤 강동원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강동원이 악역으로 나섰다는 데도 관심이 높다. 그런 그를 두고 "아름다워서 더욱 무섭다"는 역설적인 기대감까지 나온다.
강동원이 맡은 조윤은 전라관찰사를 지낸 탐관오리의 대명사이자 대부호인 조대감의 서자다. 그는 아비에게 인정 받지 못한 한이 있어, 아비보다 더 극악무도한 수법으로 양민들을 수탈해 '땅귀신'이라는 악명을 얻으며 삼남지방 최고의 부호로 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