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팀의 홍명보 감독 (자료사진/노컷뉴스)
희망을 꿈꿨지만 불안만 커졌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8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브라질월드컵 출정식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전날 이번 경기는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이라며 결과보다는 내용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23명의 최종 엔트리 선수들이 모두 모여 손발을 맞춘 시간도 그리 많지는 않았다.
그래도 승전보와 함께 기분좋게 브라질로 출발하고 싶었다. 뜻을 이루지 못했다. 보완해야 할 점과 앞으로 조심해야 할 부분을 파악했다는 것은 소득이다. 물론, 뼈아픈 악재도 있었다.
▲실려나간 홍정호…대표팀 '부상 주의보'홍명보 감독은 "부상자 없이 경기를 마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후반 15분, 홍정호가 상대 선수의 태클에 걸려 왼쪽 발목을 다쳤다. 넘어지면서 벤치를 향해 손을 흔들었을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결국 홍정호는 곧바로 교체됐다. 들것에 실려 그라운드 밖으로 나갔다. 홍명보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다행히 부상 상태는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홍정호의 부상이 경미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홍명보호로서는 다행이다.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까지 이제 20일 남짓 밖에 남지 않은만큼 앞으로 선수들의 건강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깨우치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두터운 수비 벽, 공격은 계속 됐지만…지난 3월 그리스전에 선발 출전했던 11명 중 10명이 튀니지전에 주전으로 나섰다. 왼쪽 윙백이 김진수에서 윤석영으로 바뀐 것이 유일한 변화였다. 사실상 베스트11에 가까운 전력으로 나선 것이다. 조직력을 강화하는 기간이지만 이미 한 차례 손발을 맞춰본 멤버들이다.
튀니지는 포워드 아이삼 제마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두터운 수비 벽을 쌓았다. 수비를 강화하다 역습을 하는 패턴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한국은 좀처럼 상대의 벽을 뚫지 못했다.
한 축구 관계자는 "원톱이 고립되다보니 박주영이 자꾸 돌아나왔다. 상대 중앙 수비가 두터워 어쩔 수 없었다. 아무래도 볼을 점유하고 측면으로 공격하는 연습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본선에서 상대가 굳게 잠그는 축구를 하는 상황이 나올 수 있다. 아직 시간이 남아있는만큼 세밀한 보완이 필요하다. 중요한 숙제를 안았다.
▲역습에 대비하라홍명보 감독은 튀니지전을 앞두고 "상대의 역습 상황에 대해 우리가 확인을 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역습을 막는 실전 점검을 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역습 상황에 대한 준비를 많이 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불안감이 커졌다. 전반 44분 주하이에르 다우아디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역습 상황에서 수비수 4명을 제친 다우아디의 돌파를 막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