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은성. (자료사진=LG 트윈스)
LG-삼성전이 열린 지난 28일 잠실구장. 경기가 끝난 뒤에도 잠실구장의 조명탑은 꺼지지 않았다. 그리고 누군가가 글러브를 끼고 외야로 달려나갔다. 바로 LG 채은성이다. 채은성은 꽤나 오래 외야 수비 연습을 하고서야 그라운드를 벗어났다.
채은성은 지난 27일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2009년 프로에 입단했지만 줄곧 2군에 머문 탓에 야간 경기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한 나머지 훈련이었다.
사실 채은성은 순천 효천고 시절 3루를 주로 봤다. 하지만 3루수의 필수 요건 중 하나인 송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LG 입단 후 포수로 전향했지만, 이번에는 투수에게, 그리고 2루에 공을 뿌리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송구 부담이 적은 1루를 맡으면서 장기였던 타격도 살아났다.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4할3리, 홈런 6개를 쳤다.
양상문 감독도 채은성의 타격 실력을 인정했다. 채은성은 지난 27일 LG전에서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안타 하나를 쳤고, 28일에는 안타 하나에 볼넷도 골라냈다.
고작 두 경기를 치른 선수라고 믿을 수 없는 침착함이었다. 양상문 감독도 "2군에서 봤는데 중거리 타자가 될 것 같다"면서 "타석에서 당황하지 않는다. 그것은 훈련으로 몸에 배는 것이 아니다. 안정적이라서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배영수의 변화구에도 잘 참는 등 타석에서 자세가 괜찮다"고 칭찬했다.
그런 채은성이 외야 수비 연습을 한 이유도 채은성의 타격을 좀 더 살리기 위한 양상문 감독의 특별 조치다. 채은성이 잠깐이라도 외야 수비를 보면 대타 카드를 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상문 감독은 27일 채은성의 1군 첫 안타 기념공에 직접 '大선수가 되세요'라고 격려글을 남기는 등 채은성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바로 LG가 더 강해지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양상문 감독은 "더 강한 팀이 되려면 그런 친구들이 올라와야 한다"면서 "언제일 지는 모르겠지만 '베스트 9'으로 컸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