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9일 북한과 일본이 납치자 문제를 재조사하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 "일본의 입장을 이해한다"면서도 한미일 3국 공조의 맥락에서 북일 협의 동향을 계속해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밤 자정이 거의 다 된 시점에 북일 합의에 대한 정부 입장을 정리해 발표했다. 한미일 대북 3각공조에 공을 들였던 한국이 뒤통수를 맞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부 입장 발표에서 고심한 흔적이 보이는 대목이다.
외교부는 특히 극비리에 진행된 북일 협상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우리 정부는 일본 측의 공식 발표 직전 외교 경로를 통해 발표 내용을 통보받았다"며 "30일 일본 측으로부터 추가 설명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도적 견지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이해한다"면서도 "다만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는 한미일 3국 모두 국제적 공조가 지속돼야 한다는 공동의 인식을 갖고 있는 바, 이러한 맥락에서 일북 협의 동향을 계속해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공식적으로는 "이해한다"는 입장을 취했지만 인도적 사안인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한 것이라고 선을 긋고, 비핵화 등 안보 이슈와 관련해서는 일본의 드라이브에도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