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덕 후보 친딸의 '폭로 페이스북'으로 후보끼리 진흙탕 싸움을 벌어진 서울시교육감 선거의 최종 승자는 누가 될까. 선거를 이틀 남긴 2일 안팎의 전망을 종합하면, 현재 판세는 '오리무중'이다.
일단 선거 초기 상당한 우위를 보이던 고승덕 후보의 지지세가 꺾였다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친딸로부터 '교육감 자격이 없다'는 비난을 들은 만큼, 유권자들의 표심도 부정적 자극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전날 고 후보가 기자회견에서 '딸의 폭로는 문용린 후보의 정치공작이었다'면서 분위기 반전을 꾀했지만, 그의 트위터 계정에 남겨진 유권자들의 댓글은 대체로 냉소적이었다. 하지만 고 후보가 최종적으로 선거에서 패할 것이라고 예단할 수 없다.
딸의 폭로는 '사전투표' 마지막날인 지난달 31일 오후에야 알려졌다. 따라서 뒤늦게 이 소식에 충격을 받고 고 후보에게 실망을 한 유권자일지라도, 사전투표를 하는 그 순간에는 영향을 받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또 고 후보가 벌인 발빠른 '정치공작론 반격'이 지지층에게는 '결속의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현 상황이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고 후보와 함께 보수진영의 교육감 후보로 꼽히는 문용린 후보는 이번 사태로 일단 득을 봤다. 고 후보에 대해 실망한 '보수 표심'을 흡수할 절호의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문 후보는 진보진영이었던 전임 곽노현 교육감이 직을 박탈당한 뒤, '반 전교조' 기치를 내걸고 당선됐었다.
물론 문 후보도 낙관만 하기는 이르다. 고 후보로부터 '공작정치'의 주범으로 지목당하면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상태인 데다, 고 후보에 대한 '실망표'가 온전히 문 후보에게만 가리라는 보장은 없다. 고 후보 지지층 가운데 보수 유권자가 아닌 중도 유권자라면 보수진영 후보 전부를 내버릴 가능성도 있다.
민주진보진영 단일후보인 조희연 후보는 어부지리를 충분히 누리고 있다. 고승덕-문용린 보수 후보들의 이전투구가 조 후보에게 유리한 국면을 만들었다고 평가된다. 실제로 최근 들어 조 후보의 지지율이 상당히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조 후보의 둘째아들이 포털 사이트에 글을 올려 '아버지는 한 점의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이라고 지지를 호소한 사례가, 딸에게서 탄핵당한 고 후보와 비교되는 점도 크게 작용한다.
다만 여전히 미흡한 인지도나, 민선 교육감선거 도입 이래 '단 한번' 외에 진보성향 교육감을 당선시킨 적 없는 서울의 보수적 표심이 걸림돌로 거론된다.
특정 캠프의 관계자는 "딸의 폭로가 고 후보의 독주 가능성을 없앴다는 건 분명하다"며 "현재 세 후보가 크지 않은 지지율 격차에서 경합하고 있는데, 투표함 뚜껑을 열기 전에는 결과를 예견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