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 현역 최고의 스타로 인정받는 르브론 제임스가 이끄는 마이애미 히트가 4년 연속 NBA 결승에 진출했다. 역대 세 번째다. 보스턴 셀틱스, LA 레이커스 등 NBA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의 업적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제임스는 3년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리그 3연패는 '왕조'의 완성으로 받아들여진다. 가장 최근에는 샤킬 오닐과 코비 브라이언트의 '원투 펀치'를 앞세웠던 레이커스가 2000년부터 2002년까지 3연패를 달성한 바 있다.
그 이전에는 더 확고하고 더 강력한 왕조가 있었다. 바로 마이클 조던이 이끌었던 시카고 불스다. 시카고는 1991년부터 1993년까지, 1996년부터 1998년까지 무려 두 차례나 리그 3연패를 달성하며 당대 최고이자 역대 최강 수준의 팀으로 명성을 날렸다.
만약 제임스가 6일(한국시간)부터 시작하는 2013-2014시즌 샌안토니오 스퍼스와의 NBA 파이널(7전4선승제)에서 승리해 리그 3연패를 달성한다면 조던과 제임스의 비교는 흥행(?) 대박을 터뜨릴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누군가 제동을 걸었다. 제임스가 3연패를 달성한다고 해도 조던과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991년부터 3년 동안 조던과 함께 첫 3연패를 이뤘던 파워포워드 호레이스 그랜트의 말이다.
현역 시절고글이 트레이드마크였던 그랜트는 최근 시카고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마이애미가 3연패를 한다고 해도 조던의 시카고를 이길만한 팀은 아니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랜트는 "우리가 강력한 수비로 그들을 묶었을 것"이라는 말을 두 차례 반복한 뒤 "조던이 요즘과 같은 규정 아래서 뛰었다면 훨씬 더 잘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990년대와 그 이후 시대를 구분짓는 특징 중 하나는 핸드체킹 룰의 유무다. 1990년대에는 수비수가 공격을 하는 선수를 상대로 비교적 자유롭게 손을 댈 수 있었다. 몸싸움이 격렬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핸드체킹 룰에 변화가 생겼다. 수비수는 함부로 손을 쓸 수 없다. 그랬다가는 '폭풍' 자유투를 허용할 수밖에 없다.
그랜트의 인터뷰가 인상적이다. 그랜트는 미국 언론 ESPN과의 인터뷰에서도 '비교 본능'을 자극하는 말을 남겼다.
그랜트는 "제임스가 조던의 시대에 뛰었다면 그 역시 스타가 됐을 것이다. 그러나 조던이 요즘 시대에 뛰고있다면 조던은 훨씬 더 화려한 기록을 남겼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던은 통산 평균 30.1점(역대 1위), 6.2리바운드, 5.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7년 연속 기록을 포함해 통산 10차례 득점왕에 올랐다. 한 시즌에 평균 32.5점, 8.0리바운드, 8.0어시스트라는 외계인 같은 기록(1988-1989시즌)을 남기기도 했다.
그런데 더 화려한 기록이 나올 수 있을까. 그랜트는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