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는 허술했고, 공격은 답답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0일(한국 시각) 오전 8시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선 라이프 스타디움에서 가나와의 평가전을 벌였다.
2014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한국 대표팀의 현재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최종 모의고사였지만 0-4으로 대패하며, 낙제점을 받았다.
한국의 수비진은 허용하지 않아도 됐을 골을 내주는 허술한 모습을 보여 아쉬움을 자아냈다.
전반 11분 오른쪽 풀백 김창수의 패스 미스가 가나에게 역습으로 이어졌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페널티박스 오른쪽으로 쇄도하던 조르당 아예우에게 오른발슛을 허용했다. 골키퍼 정성룡이 방향을 잡았으나 슛이 기성용의 몸에 맞고 굴절되며 실점으로 연결됐다.
이어 전반 44분 중앙선 부근에서 몸싸움에 일린 곽태휘가 가나의 공격수 아사모아 기안에게 공을 뺏기며 역습을 허용했다. 파울이라 생각했던 한국 선수들이 순간 멈칫하자 기안은 문전까지 단독 돌파해 골을 만들어냈다.
한국은 0-2로 경기를 리드당한 채 전반을 마쳤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에는 수비진의 변화로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곽태휘와 김창수를 빼고, 홍정호와 이용을 투입했다.
하지만 분위기를 잡기도 전인 후반 8분 골을 또다시 허용했다. 전반에 선제골을 넣었던 조르당 아예우가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골을 넣었다.
세 골을 허용한 한국은 이후로도 계속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가나에 끌려가다 후반 44분 또다시 조르당 아예우에게 골을 내줬다. 이날 조르당 아예우는 헤트트릭을 기록했다.
수비진 못지 않게 공격진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마이애미에서 열흘 간 담금질했다는 세트피스 훈련의 성과는 이날 경기에서 보기 힘들었다. 특히 최전방 공격수 박주영은 아무런 활약도 하지 못한 채 후반 19분 이근호와 교체됐다.
그나마 한국에게도 골로 이어질 수 있었던 순간들이 있었다. 선제골 실점 후 동점기회를 엿보던 한국은 전반 39분 손흥민이 왼쪽 페널티 박스 밖에서 공을 잡아 안쪽으로 파고들며 오른발로 날카로운 슈팅을 날렸다. 그러나 공은 가나의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가나의 국제축구연맹(FIFA 피파) 랭킹은 37위로 한국보다 20단계 높다. 한국은 57위이다.
객관적인 전력차가 있다지만 4골이나 허용하고 1골도 넣지 못한 것은 홍명보호에겐 너무나 굴욕적인 일이다. 이로써 홍명보호의 브라질월드컵 본선 전망은 더욱 어두워졌다.
홍명보호는 하루 휴식을 취한 뒤 11일 베이스캠프가 차려진 브라질 이과수로 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