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 제작보고회가 10일 오전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가운데 왼쪽부터 배우 김재영 윤지혜 마동석 조진웅 하정우 강동원 이성민 정만식 김성균 윤종빈 감독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노컷뉴스 이명진 기자)
하정우 강동원 주연의 화제작 '군도: 민란의 시대'(이하 군도)가 6·10민주항쟁 27주년을 맞은 10일 서울 삼성동에 있는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제작보고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용서받지 못한 자'(2005), '비스티 보이즈'(2007),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2011)를 통해 한국 사회의 그늘을 들춰내 온 윤종빈 감독의 신작 군도는 탐관오리들이 판치는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망할 세상을 뒤집기 위해 나선 의적들의 활약상을 그리고 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서 윤 감독은 "한국에서 살면서 느꼈던 갑갑함이 있었는데 전작에도 부분적으로 표현됐던 저의 염원, 희망을 다룬 영화를 찍고 싶다는 생각으로 군도를 시작하게 됐다"며 ""어릴 때 봤던 영화들을 떠올리면서 만들었는데 이성보다는 심장이 먼저 받아들이는 두근거리는 영화"라고 전했다.
윤종빈 감독의 페르소나로서 군도까지 네 작품을 함께한 하정우는 "윤 감독이 준비하는 작품이라면 모두 흥미를 가지는데, 이번에도 함께하게 돼 기분이 좋다"며 "군도는 이야기가 명쾌하고 짜릿한데다 캐릭터가 마음에 들어 골랐다. 배우로서 누구나 탐낼 배역"이라고 했다.
하정우는 극중 천한 백정으로 살던 중 죽어도 잊지 못할 끔찍한 일을 당한 뒤 군도에 합류하는 의적 도치 역을 맡았다.
그는 "예전에 사극을 찍으면서 낙마했던 적이 있어서 말을 타는 데 대한 공포감을 극복하는 것이 힘들었다"며 "촬영보다도 말을 타기 위해 전문가들과 상담하는 것이 먼저였다"고 말했다.
탐관오리이자 대부호의 서자 조윤 역을 맡아 악역에 도전한 강동원은 "군도의 시나리오도 나오지 않았을 때 감독님을 만났는데 얘기도 잘 통하고 내용도 좋아서 출연을 결심했다"며 "데뷔 10년을 넘겼지만 4년 만에 복귀작을 찍으면서 연기 호흡이 안 돌아와 뒷목이 뻣뻣해지는 등 속앓이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전작 '형사: 듀얼리스트' 때는 수동적인 캐릭터였던 데 반해 이번에는 백성들을 능동적으로 괴롭히는 악역"이라며 "형사의 액션이 우아했다면 군도에서는 힘 있는 모습을 보여 주려고 애썼다"고 전했다.
극중 의적단 리더 노사장 대호를 연기한 이성민은 "사회적 약자, 상처 입은 무리들이 꾸린 군도는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며 "촬영장에 남자들이 많다 보니 양기가 넘쳐났는데, 음기가 많은 사람으로서 이를 감당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 제작보고회가 10일 오전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가운데 왼쪽부터 배우 하정우, 윤종빈 감독, 강동원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노컷뉴스 이명진 기자)
군도에서 홍일점인 명궁 마향 역을 맡은 윤지혜는 "촬영 현장에서 센 남자 선배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고 홍일점이라기보다는 성소수자 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마향은 여성성이 강조된 캐릭터가 아니어서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했다.
양반 출신으로 의적단에 투신한 이태기로 분한 조진웅은 "극중 전략을 짜고 공문서를 위조하는 등 폭력과는 거리가 먼 캐릭터여서 깔끔하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며 "아직 영화를 접하지 못했지만 보게 되면 분명 큰 힘이 생길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 힘을 가져가 달라"고 말했다.
윤 감독의 전작 범죄와의 전쟁으로 이름을 알렸던 김성균은 "저를 이 자리에 있게 해 준 감독님의 새 작품이어서 꼭 해야겠다는 생각에 영화사를 찾아갔더니 '할 역할이 없다'고 하시더라"며 "그래서 영화에는 최씨 김씨 박씨 등 여러 백성이 있는데 그 중 장씨를 맡게 됐고 행복하게 촬영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