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과학자들이 모기 수컷만 생산하는 유전자 변형 기술을 개발해 모기 암컷에 의해 전염되는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혁신적인 길이 열렸다고 AFP통신과 NBC뉴스 등 외신들이 10일 보도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연구진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연구논문을 통해 모기 성비를 조작해 수컷 비율을 95%로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말라리아는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암컷 모기에 의해 전염된다. 수컷 모기는 물지 않기 때문에 말라리아를 전염시키지 않는다.
연구진은 “말라리아 매개 모기(Anopheles gambiae mosquitoes)의 배아에 I-Ppol이라는 DNA 분해효소를 주입한 결과, 이 효소가 성장한 모기의 정자 생산과정에서 X염색체의 DNA를 분해함으로써 대부분의 정자가 암컷을 만들어내는 X염색체는 거의 없고 수컷을 만들어내는 Y염색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모기의 성별도 사람처럼 X와 Y염색체에 의해 결정된다. 이렇게 유전자 변형된 모기들을 다섯 개의 상자에 나눠 야생 모기들과 반반씩 섞어넣고 관찰한 결과, 암컷 모기가 계속 사라지면서 6세대 만에 5상자 중 4개에서 모기가 완전히 사라졌다.
연구진은 연구실에서 생산된 수컷 모기를 모기 밀집지역에 풀어 개체수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매년 2억 명이 말라리아에 감염되고, 50만 명 가까이 사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