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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세, 류길재 장관은 유임...그간 성적표는 "글쎄"

국방/외교

    윤병세, 류길재 장관은 유임...그간 성적표는 "글쎄"

    박 대통령 지지율 떠받친 분야 인정...동북아 외교 상황 고려

    윤병세 외교부 장관(좌)과 류길재 통일부 장관

     

    13일 대대적인 내각 물갈이 속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살아남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는 데 외교통일 분야가 큰 역할을 했던 만큼, 그간의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로 보인다. 다만 군사적 충돌까지 배제할 수 없는 현 동북아 상황 속에서 이들 장관이 받을 '진짜 성적표'는 지금부터라는 게 정부 안팎의 지적이다.

    윤 장관과 류 장관은 그간에도 개각 대상으로 거론되지 않았고, 실제 이날 교체된 7개 부처 장관에도 속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아시아 상황이 민족국가 간 군사적 충돌로 치달았던 19세기 유럽의 상황과 비슷한 만큼, 상황 관리가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외교통일은 잇따른 인사참패와 세월호 사건으로 불거진 국정능력 논란에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을 떠받친 분야로 평가됐다는 것이 이번 유임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윤 장관의 경우 지난 해 박 대통령의 주요 해외 순방을 기획, 보좌하면서 정부 안팎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류 장관은 개성공단 재개 등 이번 정부의 대북정책인 한반도신뢰프로세스에서 나름 성과를 냈다.

    다만 이들의 행보가 실제 성과나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졌는 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는다. 당장 최근 외교 상황만 봐도, 한미일 안보공조는 북일 협상으로 빛이 바랬고 한일 관계는 여전히 경색국면이며 북핵 6자회담은 역시 공전 중, 남북관계는 제자리 걸음 중이다. 남북관계는 특히 올해 초부터 나온 통일대박론이나 드레스덴선언 등 거창한 슬로건에 비해 성과라고 꼽을 만한 것이 없다.

    박근혜 정부 외교의 가장 큰 문제가 "내걸고 있는 간판과 파는 물건이 다르다는 점"(전직 외교부 고위 관료)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세월호 사건 대응 과정에서 '큰 실수'를 한 다른 부처 장관들과는 달리 실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임이 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더욱이 올해부터는 이른바 '그림'이 좋아서 외교적 성과로 인식되는 순방 일정도 없다. 외교통일 분야에 정통한 여권 관계자의 말을 빌자면, 한마디로 "진짜 실력이 드러날 때가 됐다." 지금까지는 탐색과 기반조성의 시기였다면, 집권 2년차의 평가 기준은 달라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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