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골을 허용한 후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 뒤에는 알제리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제공)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해 12월 4일(한국시각) 브라질의 코스타 두 사우이페에서 열린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월드컵 조 추첨에서 러시아와 알제리, 벨기에와 함께 H조에 배정됐다.
조 추첨 결과가 나오자 홍명보 감독은 첫 경기 상대인 러시아와 일전에 모든 초점을 맞춰 월드컵 준비에 나섰다. 첫 경기 결과에 팀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러시아전 승리를 위해 모든 훈련 일정을 확정했다.
지난달 12일 선수들을 소집한 이후 러시아전에 모든 것을 걸었던 홍명보 감독의 집중력은 극에 달했다. 공격과 수비 훈련 모두가 알제리와 벨기에보다 러시아에 집중됐고, 선수들도 러시아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각오로 훈련했다.
하지만 정작 러시아와 경기를 앞둔 홍명보 감독은 승리하겠다는 굳은 각오 대신 지지 않는 경기를 하겠다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지난 6개월가량 러시아와 경기에 집중해 준비했던 것에 비해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러시아전의 결과는 홍명보 감독의 예상대로였다. 팽팽한 흐름 속에 선제골을 넣는 것까지는 성공했지만 곧바로 동점 골을 내주고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기대했던 승점 3점은 얻지 못했지만 적어도 패하지 않았다는 만족감이 대표팀에 빠르게 퍼졌다.
러시아 경기 후 알제리전까지 대표팀에 주어진 시간은 고작 5일. 러시아전을 준비했던 6개월에 비해 알제리의 약점을 찾은 5일은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H조 최약체로 평가했던 알제리지만 막상 경기장에 나선 그들은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