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려한 외모와 연기력을 겸비한 81년생 동갑내기 배우 강동원과 김남길이 올여름 성수기 극장가에서 대형 사극을 들고 맞대결을 펼친다.
강동원에게는 '군도: 민란의 시대'(이하 군도)가, 김남길에게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하 해적)이 군 제대 뒤 오랜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라는 점에서도 닮은꼴인 두 배우는, 그래서 더욱 물러설 수 없는 치열한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 강동원…서자 콤플렉스 시달리는 조선 최고 무사 '조윤' 연기강동원은 다음달 23일 개봉하는 군도에서 '백성의 적'인 조선 최고 무관 조윤으로 분해 악역에 도전한다.
군도는 조선 후기, 탐관오리들이 판치는 망할 세상을 통쾌하게 뒤집는 의적들의 활약상을 그린 액션 활극이다.
극중 조윤은 전라관찰사를 지낸 탐관오리의 대명사이자 대부호인 조대감의 서자다. 그는 아비에게 인정 받지 못한 한이 있어, 아비보다 더욱 극악무도한 수법으로 양민들을 수탈해 '땅귀신'이라는 악명을 얻으며 삼남지방 최고의 부호로 성장한다.
강동원은 극중 서자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조윤의 깊은 감정 연기를 선보인다. 특히 조윤이 조선 천지에 당할 자 없는 최고의 무관인 만큼 누구보다 액션을 완벽하게 소화해야 했다.
그는 군도 촬영에 들어가기 4개월 전부터 훈련에 매달려 1대 1 액션부터 홀로 군도 무리를 상대해야 하는 고난도 액션까지 다채로운 액션을 대역 없이 직접 소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영화 '군도'의 한 장면
강동원은 "조윤이라는 캐릭터에게서는 한 칼에 적을 쓰러뜨릴 수 있는 힘있는 움직임이 나와야 하고, 제 자신이 검의 달인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그는 집, 액션스쿨 가리지 않고 하루에 수백 번씩 목검을 휘두르며 7번의 '칼 베기 동작'을 매일 반복했다.
섬세한 검술을 보여줬던 전작 '형사: 듀얼리스트'(2005)에서와는 달리 자신의 키에 맞춰 특수 제작된 칼을 온전히 힘으로만 내려쳐야 하는 액션을 위해서였다.
강동원은 기본 연습기간 100일이라는 엄격한 룰을 정해 두고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등 힘 기르기에 매진했고, 어느 정도 힘이 붙은 뒤 '이 정도면 볏짚 한번 잘라도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을 때부터 합 맞추는 훈련에 들어갔다고 한다.
강동원은 "저보다 잘 하시는 무술팀이 있지만, 조윤의 액션은 제가 직접 하는 편이 관객 입장에서는 더 실감나게 보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했다.
■ 김남길…카리스마와 허당기 오가는 반전 매력 '장사정'으로 분해김남길은 8월6일 개봉하는 해적에서 전설의 산적단 두목 장사정 역을 맡아 양 극단의 반전 매력을 선보인다.
해적은 조선 건국 보름 전, 고래의 습격으로 국새가 사라진 전대미문의 사건을 둘러싸고 이를 찾는 해적과 산적, 개국세력이 바다 위에서 벌이는 통괘하고 유쾌한 액션 어드벤쳐다.
극중 장사정은 고려 무사 출신의 산적단 두목으로, 화려한 검술 실력을 갖춘 상남자이지만, 알고 보면 의욕만 앞서고 제대로 된 도적질 한 번 성공 못하는 허당 캐릭터다.
영화 '해적'의 한 장면
일례로 극중 조선 건국의 발판이 된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 당시 무사였던 장사정은 세차게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상대 무사 모흥갑(김태우)에 맞서는 다부진 검술 동작과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을 과시한다.
반면 바다 구경 한 번 못해 봤으면서 국새를 찾겠다며 용감하게 바다로 나선 장사정은 처음으로 겪는 바다의 무시무시함에 당황해 180도 달라진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선보인다.
드라마 '선덕여왕'(2009)에서 천진함과 잔인함이라는 양면성을 지닌 비담 역으로 대중을 사로잡았던 김남길은 영화 해적에서도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가진 고려 무사와 장난기 가득한 허당 캐릭터 사이를 오가며 다시금 매력을 뽐낸다.
최근 전도연과 함께 영화 '무뢰한'에 캐스팅되는 등 충무로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가 해적을 통해 묵직한 존재감을 입증함으로써 대세 배우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김남길은 "장사정은 굉장히 유쾌하고 통쾌한 반면 의협심이 강해서 의리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물로 그런 캐릭터에 맞는 액션을 담아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