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미래로 떠오른 김승규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제공)
원정 8강을 목표로 야심차게 출범한 홍명보호가 안타까움 만을 남긴 채 2014 브라질월드컵을 마감했다. 그래도 소득은 있었다. 김승규(24·울산 현대)라는 소중한 미래를 발견했다.
김승규는 27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H조 조별리그 벨기에와의 마지막 경기에 정성룡을 대신해 골키퍼 장갑을 끼고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정성룡은 2010 남아공 대회부터 대표팀의 골문을 지킨 '불박이' 수문장. 그러나 첫 2경기에서 5골을 내주며 체면을 구겼다. 정성룡은 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두 차례 평가전에서도 5골을 허용했다. 그러자 K리그 클래식에서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김승규를 중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들끓었다.
결국 김승규에게 기회가 돌아왔다.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진 벨기에의 공격은 예리하지 않았다. 사실 벨기에는 에당 아자르, 로멜로 루카쿠 등 핵심 선수들이 뛸 때에도 공격은 날카롭지 않았다.
김승규는 일말의 실점 가능성마저 지워버렸다. 정확한 타이밍에 밖으로 나와 공중볼을 처리하는 장면을 여러차례 보여줬고 후반 14분에는 드리스 메르텐스가 때린 기습적인 중거리슛을 몸을 날려 막아냈다. 후반 막판에도 놀라운 선방을 선보였다.
김승규가 연거푸 공중에 뜬 공을 밖으로 안전하게 밀어내자 국제축구연맹(FIFA) 실시간 페이지에는 "김승규는 빠르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또 다시 공을 밖으로 걷어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문제가 생기기 전에 막아냈다"고 호평했다.
김승규는 무실점 경기를 하지 못했다. 그래도 분전했다. 김승규는 후반 32분, 디보크 오리지의 중거리슛을 막아냈다. 공이 앞으로 흘렀다. 그러나 한국 수비수 중 누구도 공을 향해 달려오지 않았다. 그 사이 벨기에의 '수비수' 베르통언이 달려들어 골망을 흔들었다.
김승규를 탓하기는 어려운 장면이다.
결국 한국은 벨기에에 0-1로 패해 1무2패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그래도 희망을 발견했다. 김승규라는 새로운 국가대표 수문장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