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물 발견 장소(사진=서울강서경찰서 제공)
'수천억 재력가 살해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살인 교사 혐의로 구속된 서울시의원 김모(44) 씨의 범행 동기를 파악하는 데 초점을 모으고 있다.
서울강서경찰서 장성원 형사과장은 30일 기자들과 만나 "김 씨가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김 씨의 결정적 범행 동기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현직 서울시의원이 단순히 5억여 원에 대한 빚 독촉 때문에 재정적 후원자를 살해하기로 했다고만 보기엔 석연치 않다는 게 경찰 스스로의 판단이다.
장 형사과장은 "5억 원을 갚지 못했다고 해서 지방선거에 출마를 못할 이유는 없지 않느냐"면서 "채무 관계 외에 다른 범행 동기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특히 재력가 A(68) 씨가 살해되기 직전까지 김 씨의 부탁으로 지역 행사에 찬조금을 내거나 호텔 술값을 대납해주기도 해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의문은 커지고 있다.
피의자 도주 경로 (사진=서울강서경찰서 제공)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A 씨와 사이가 좋았다. 내 스폰서인데 왜 죽였겠느냐"면서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여기에 A 씨가 받아야 할 돈이 있을 경우 직접 해결하기보다는 법원을 통해 가압류를 해왔다는 점도 경찰 수사가 속도를 내지 못하는 이유다.
경찰은 다만 김 씨가 A 씨로부터 토지 개발 인허가 청탁과 함께 돈을 받았다가 뜻대로 되지 않자 돈을 돌려달라는 요구를 받았다는 의혹도 있는 만큼 로비 정황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김 씨가 초선으로 시의원에 당선된 직후였던 2010년부터 A 씨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은 것으로 기록된 차용증 등을 바탕으로 "돈이 건네진 목적을 현재 파악 중"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