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오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정성근 문화체육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아파트를 팔면서 전매제한 규정을 어기고 양도세도 탈루했다는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자 진땀을 흘렸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인태 의원은 이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지난 1998년 정 후보자로부터 아파트 매입한 임모 씨와의 통화내역을 공개하면서 궁지로 몰았다.
유 의원은 "정 후보자가 1988년 4월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있는 32평형 아파트를 구입했고 3개월 뒤 임 씨의 명의로 1억원의 가등기를 설정했다"며 "비과세 요건에 해당돼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것이냐"고 물었고, 정 후보자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유 의원이 임 씨와의 관계를 묻자, 정 후보자는 "은행 대출 받던 시절, 동료기자 한 분이 아는 분이라고 임 씨를 소개해 돈을 빌려 쓴 사실이 있다"며 "그 이후 임 씨가 채권을 확실히 하기 위해 가등기를 요청해서 그렇게 해드렸고 그 기한이 지나서 이분이 바로 그 집을 사시겠다고 해서 매매했다"고 답했다.
전매제한 규정 위반이나 양도세 탈루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한 것이다.
하지만 유 의원은 임 씨와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으며, 임 씨는 정 후보자와 전혀 다르게 대답했다.
임 씨는 "기자들 단지로 지정됐던 우성 7차 아파트를 내가 8천만원을 주고 샀다. 그런데 등기가 안 넘어오더라. 그래서 그대로 살 수가 없어 주민등록을 다하고 가등기를 했다"면서 "가등기가 이듬해인가 풀려서 내 이름으로 바꿨다. 실제 거주했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이에 대해 "(임 씨의 통화내용이) 사실이라면 제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인데 저도 그러면 주민등록 상황을 확인하겠다"면서 "저분이 왜 저렇게 답변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그는 예상 밖으로 뚜렷한 정황증거가 나오자 긴장한 듯 물을 들이켰다.
유 의원이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계속 거짓말을 하려고 하느냐"고 압박하자, 정 후보자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래된 일이라 저 통화내용을 들으며 기억을 되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