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7·30 재보궐 선거에 대해 "현상유지만 해도 잘하는 선거"라고 13일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커피숍에서 기자 간담회를 하고 "공천 과정을 겪으며 미리 사전조사를 했는데 다 어려웠다. 시기적으로도 휴가철이라 투표율이 높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선거 결과에 대한 여야의 평가 기준에 크게 다르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즉, 여당의 경우 "선거 때마다 엄살을 피워놓고 그보다 성적이 좋으면 스스로 면죄부를 주면서 국정운영을 밀어붙인다"고 꼬집었다.
반면 야당에 대해선 "굉장히 많이 이긴다고 기대치를 높인 다음 실제로 이겼는데도 기대치에 못 미친다고 스스로 벌을 준다"며 "굉장히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6.4지방선거에서 여야가 비슷한 성적을 거뒀지만, 일각에서 야당이 주변 환경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성적을 냈다는 비판에 대한 해명으로 풀이된다.
안 대표는 이번 총선에 대해선 "총선 때보다 재보선은 투표율이 낮아 5곳을 지키는 것도 벅차다"라며 "냉정하게 보면 전체 15석 가운데 5곳만 우리가 갖고 있던 데라서 현상유지만 해도 잘하는 선거"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어려움을 극복해서, 한 석이라도 더 뺏으려고 최선을 다겠다"고 강조했다.
전력공천에 대한 당내 비판적 시각에 대해서도 억울함을 내비쳤다.
안 대표는 "역대 재·보선을 전부 조사해보라. 대부분 전략공천이었다"면서 "오히려 이번은 경선을 제일 많이 한 공천이었다. 신진에게 기회를 주고 중진은 '선당후사'하는 원칙도 제대로 지켜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서는 날을 세웠다.
박 대통령이 집권 1년 차 때 창조경제에 이어 올해는 통일대박, 규제 철폐, 국가 개조 등 3가지 화두를 던진 사실을 상기하면서 "그걸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소모시키면 다음 정권에서 국민적 동의를 받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번 공론화된 화두가 실천되지 않으면 정치권에 대한 불신 때문에 "다음 정권에서는 (이를 실천하려 해도) 동력에 생기지 않아서 폐해가 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가개조에 대해선 "국가주의적 용어로 적합하지 않다. '따라오라'는 식의 개념은 부적절하다"며 "'금 모으기 운동'처럼 전 국민이 구국의 일념으로 가슴 뜨겁게 참여하는 운동을 통해 세월호 참사를 승화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지난 대선의 시대정신을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 '정의로운 사회', '평화로운 대한민국' 등 3가지로 꼽은 후 박근혜 정부에 대해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했다는 게 세월호 참사로 증명됐다"며 "소통이라는 게 혼자서 명령을 내리는 게 아니며, 창조경제란 것도 큰 방향은 맞지만, 수직적으로 명령을 내리면 창조가 안 일어난다"고 비판했다.
또 복지와 관련해선 북유럽식 정책이 바람직하다면서 "사회적 대타협 기구 하나 못 만드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지금의 새정치민주연합의 모습에 대해선 "아직 미래 대안세력으로서 국민에게 충분한 신뢰를 주지 못했다"며 "세월호 참사 이후 정말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아직 미완의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