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비리를 감시해야 할 감사원 감사관이 2억원이 넘는 뇌물을 받아 구속된 데 이어, 이번에는 지방 산업단지 조성과 관련 감사원 간부가 무려 5억원이 넘는 돈을 수뢰한 혐의가 드러났다.
공직사회 부정부패와 민관유착을 감시해야 할 감사원 비리가 잇따라 터지면서'생선을 고양이에게 맡긴 격'이라는 개탄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수원지검 평택지청(지청장 유일준)은 경기도 평택 산단조성과 관련, 5억여원의 뇌물을 받아 챙긴 혐의로 감사원 간부 김모(45,4급)씨에 대해 14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검찰은 김씨를 지난 13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체포 한 뒤 업체 등으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는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씨가 감사 업무와 관련해 2012년부터 2013년까지 2년간 부정한 청탁과 함께 뒷돈을 여러 차례에 걸쳐 건네 받은 구체적인 정황을 확보했다.
검찰은 수사가 진행중인 포승 2산단 비리 의혹에 연루된 공무원 등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던 중 김씨의 관련 비리를 적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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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철피아(철도 + 마피아) 수사 와중에 현직 감사원 감사관이 2억 2천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구속 기소된 데 이어 이번에는 감사원 간부급 직원의 독직 사건이 터져나와 감사원의 명예와 도덕성이 치명상을 입게 됐다.
행정고시 출신인 김씨의 수뢰사건이 연달아 터지자 감사원 내부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뇌물 액수가 5억원이 넘을 만큼 거액이라는 점에서 사건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김씨의 관련 혐의는 비교적 명쾌하게 드러나고 있다"며 "5억원이 넘는 돈을 어디에 사용했는 지, 상납 여부 등 연결 고리를 찾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철피아'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지난 13일 특가법상 뇌물 혐의 등으로 감사원 감사관 김 모(51) 씨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조사 결과 김씨는 받은 돈의 일부를 강원도 정선 강원랜드 카지도에서 도박 자금으로 썼으며 새 주택을 구입하기는데 보태기도 했다.
{RELNEWS:right}김씨의 친척 명의로 된 8개의 차명계좌에는 철도 납품 업체에서 받은 돈을 비롯해 무려 9억원의 돈이 입금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감사원 직원들이 경쟁업체들의 이권놀음에 까지 끼어들어 비리를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감사원은 행정기관 및 공무원의 직무 감찰권과 징계·시정·개선 요구권 등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이때문에 감사를 직접 진행하는 감사원 감사관들에게 고도의 청렴성과 공정성, 전문성이 요구된다.
잇따른 감사원 직원의 비리 연루 소식에 공직 사회에서 '또 하나의 성역'으로 불리는 감사원에 대한 대대적인 감찰 역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