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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출퇴근 '전쟁'…직장인 파김치족(族) 양산하는 정부

경제정책

    수도권 출퇴근 '전쟁'…직장인 파김치족(族) 양산하는 정부

    입석금지 첫날, 수도권 8천여명 발 묶였다

    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자료사진)

     

    정부가 16일부터 수도권 광역버스의 입석운행을 금지했다. 그런데 제도 시행 첫날 직장인들의 지각출근이 속출했다. 정부의 안이한 대응이 출근길 재앙을 불러왔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직장인들의 출퇴근 시간이 앞으로 더욱 늘어나 이른바 출퇴근 파김치족(族)만 양산할 것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 기다려도 오지 않는 출근버스

    광역버스 입석금지 첫날, 수원에서 서울 목동 사무실까지 출근하는 직장인 박명준(43세) 씨는 평소보다 1시간 이른 오전 6시쯤 집을 나섰다.

    광역버스를 기다리던 박 씨는 좌석을 다 채운 버스가 자신이 기다리는 중간역에 정차하지 않고 그대로 지나치자 속이 타들어갔다.

    결국 1시간 20분이나 기다린 끝에 광역버스에 오른 박 씨는 오전 9시가 넘어서 겨우 회사에 출근했다.

    박 씨는 "차라리 이럴바에야 죽는 한이 있더라도 입석버스를 타고 출근하는게 좋겠다"며 "과연 누구를 위해 입석금지 조치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 예견된 출근 재앙

    국토교통부는 광역버스 입석을 통해 출근하는 직장인과 대학생이 하루 평균 1만4,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에 따라, 입석금지 조치 대책으로 수도권 62개 노선에 모두 222대의 버스를 증차 운행했다.

    하지만 성남~강남 등 15개 노선을 폐선하면서 85대 버스 운행을 중단했기 때문에 실제 증차된 버스는 137대에 불과하다.

    광역버스에 좌석 승객 43명을 태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버스 137대 증차에 따른 대체 수송인원은 5,900여명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8,000여명은 지하철이나 일반 시내버스를 이용해 출근하지 않으면 제시간에 버스 타기가 불가능해 지각을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 출근 파김치족(族) 늘어난다

    교통안전공단이 '2013년도 대중교통 현황'을 조사한 결과, 수도권 주민들의 하루 평균 출퇴근 거리는 왕복 56.8km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할 경우 일반 승용차에 비해 출퇴근 시간이 하루 평균 60시간에서 많게는 142분이나 더 소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광역버스 입석금지 첫날 대기시간이 30분 이상 지연된 점을 감안하면, 광역버스를 이용하는 수도권 직장인들은 지금보다도 일찍 출근해 늦게 귀가해야 한다는 얘기다.

    정부가 대중교통 이용자들의 편의를 높이겠다고 강조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교통대책으로 오히려 출퇴근 파김치족만 늘렸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언주 의원(새정치민주연합, 광명시을)은 "대학교가 개강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혼잡하고 혼란을 가져온 것은 성급한 정책결정으로 인한 부작용"이라며 "근본적인 해결책을 시급히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이 원가분석 후 요금조정 또는 재정지원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는데, 입석해소 대책이 요금인상의 빌미가 돼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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