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 남자농구 성인 국가대표팀의 유료관중 유치 경기에 6천명이 넘는 팬들이 몰려 뜨거운 열기를 분출했다 (사진=노컷뉴스)
8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 남자농구 성인 국가대표팀의 친선경기의 열기는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이상으로 뜨거웠다.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스타들이 한 팀에 모여 뛰는 장면을 두 눈으로 직접 볼 기회가 많지 않은 팬들에게는 한 여름의 축제와도 같았다.
29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농구 대표팀과 뉴질랜드 농구 국가대표팀의 평가전.
1쿼터 중반, 교체 출전한 김선형이 김주성의 스크린을 받고 중거리슛을 터뜨리자 장내가 들썩였다. 경기가 열린 잠실학생체육관은 김선형의 소속팀 서울 SK의 안방이다.
프로농구 흥행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SK의 홈 경기가 열릴 때만큼이나 관중이 많았다.
한국농구연맹(KBL) 관계자는 "총 6천석의 티켓을 준비했는데 모두 팔렸다. 매진 이후에도 입장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아 입석을 받았다"고 밝혔다. 총 6,114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팬들의 '리액션'은 콘서트장의 분위기를 떠올리게 했다. 박찬희가 코트 밖으로 나가는 공을 잡기 위해 몸을 날리자 박수 갈채가 쏟아졌고 김선형이 연이는 크로스오버 드리블로 상대 수비수의 중심을 무너뜨리자 '오~' 하는 탄성이 코트를 가득 메웠다.
3쿼터 중반 2013-2014시즌 프로농구 신인왕인 창원 LG의 김종규가 '파리채 블로킹'으로 공을 코트 밖으로 날려버리자 장내의 '데시벨'은 가히 상한점을 찍었다.
한때 10점 차 이상 앞서가던 대표팀이 4쿼터 중반 연거푸 실점하자 팬들은 자발적으로 '대~한민국'을 외치는 응원을 펼쳤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종목을 막론하고 한국 선수들을 격려하는 응원 구호다.
'대~한민국' 응원이 시작되자마자 조성민이 3점슛을 터뜨렸고 양동근은 몸을 날려 공중볼을 따내 팬들의 응원에 보답했다.
▲농구 A매치, 한국에서 언제 또 볼 수 있을까7월 말은 농구 '비수기'다. 프로농구는 5월부터 비시즌에 돌입해 10월 중순까지 경기가 열리지 않는다. 이 기간에 대학농구를 비롯한 아마추어 농구는 개최되지만 농구 팬의 대다수인 프로 팬들에게는 농구에 대한 그리움이 커지는 시기다.
이날 평가전은 오후 2시에 시작됐지만 방학 기간이라 수많은 학생 팬들이 경기장을 찾을 수 있었다.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모여있는 성인 국가대표팀의 경기를 현장에서 볼 기회는 흔치 않다.
성인 대표팀의 경기가 한국에서 열린 것은 미국 남자농구 대표팀을 비롯한 세계 강호들이 초청국으로 참여한 2006년 비타500 월드바스켓볼챌린지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한국이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 대회를 개최한 것은 1995년이 마지막이다. 반면, 중국은 21세기 들어 벌써 다섯 번이나 대회 개최권을 따냈다. 2016 리우올림픽 예선을 겸하는 내년 아시아선수권 대회도 중국에서 개최된다.
이날 평가전을 통해 농구 팬들이 직접 A매치를 보고 싶어하는 열망이 얼마나 큰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곧 기회가 온다. 먼저 오는 31일 뉴질랜드와의 2차전이 같은 장소에서 오후 1시부터 열린다.
또한 9월19일 개막하는 인천 아시안게임은 농구 A매치에 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 또 한 번의 기회가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언젠가 한국에서 다시 FIBA 아시아선수권 대회가 개최된다면 농구 팬들의 행복 지수는 더욱 커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