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의 세월호 특별법 재협상 결정과 관련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긴급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야당의 세월호특별법 합의 파기에 따라 새누리당은 12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당내 의견수렴을 위한 의원총회도 소집됐다. 당 지도부는 일단 이완구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준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날 오전 협상 당사자였던 이 원내대표의 요청에 따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지도부는 이번 사안을 '합의 파기'로 규정하고 야당에 대한 비판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무성 대표, 이인제·김태호 최고위원 등이 참석한 이 회의는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비공개로 진행됐다.
박대출 대변인에 따르면 회의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어제 의원총회 결과에 대해서는 양당 원내대표 합의를 사실상 파기한 것으로 본다. 정치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안타깝다", "유가족들의 슬픔을 충분히 공감하면서도 우리 사회의 근간인 법과 원칙을 훼손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 정리됐다.
아울러 대야 협상과 관련한 구체사안에 대해서는 "이 원내대표가 적절하게 대처해주기 바란다"는 결론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날 아침에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이 원내대표에게 당 차원에서 힘을 실어주자"는 의견이 나오는 등 이 원내대표의 협상권이 공고화하는 양상이다.
오는 13일 오전 10시에는 당내 의견수렴을 위한 의원총회도 열린다. 이 원내대표는 의원총회까지 거친 뒤 구체적인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 원내대표는 빨라야 내일 오후에나 여야 접촉이 시작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최고위원회의 전 기자간담회에서 "야당과의 협상 재개 여부는 내일 가봐야 알 수 있다. 오늘 당장 박영선 원내대표를 만난들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밝혔다. 세월호 국정조사특위 간사들에게 '일임됐던' 청문회 증인채택 협상에 대해서도 "현재 모든 협상이 올스톱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13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 개의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본회의 일정이 미뤄질 경우, 세월호특별법뿐 아니라 세월호피해학생 대입특례지원법, 정부조직법, 김영란법, 유병언법, 분리국감 실시 관련법, 각종 민생법안 등의 처리도 지연될 수 있다.
아울러 새누리당 조현룡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의 처리마저 지연될 경우 '방탄 국회' 논란이 거듭 불거질 소지가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원내대표는 "체포동의안 문제는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원칙대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기조는 '수사권이나 특별검사 추천권 문제에서 양보할 수 없다'는 것이어서 향후 입장 변화가 없다면, 야당과의 극렬 대치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군현 사무총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야가 한발씩 양보해 어렵사리 도출한 합의사항을 파기하는 것은 정치퇴보"라며 "야당 의원들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다만 국정조사 청문회 증인채택 협상 등 일부 현안에서는 '전향적' 자세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세월호특별법TF 간사인 홍일표 의원은 CBS에 출연해 "증인 문제가 특별법과 연계돼 있다면 좀 더 전향적으로, 우리가 특별법을 살리기 위해 협상을 해 봐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