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州)에서 말레이시아 여객기를 격추한 세력이 러시아 진영으로 넘어간 옛 우크라이나군 미사일 전문가들일 수 있다고 우크라이나 정보기관 고위인사가 16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인 국가안보국의 빅토르 야구녜이 부국장은 이날 자국 TV 방송 '제5번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말레이시아 여객기 공격에 사용된 지대공 부크 미사일을 러시아로 병합된 크림에 주둔하고 있다가 러시아 쪽으로 넘어간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조작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야누녜이 부국장은 "그러한 무기를 다루는 사람들은 전문적 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은 물론 사격 훈련 경험도 있어야 한다"며 동부 지역 출신 반군이 배후일 가능성은 작다고 지적했다.
그는 크림반도 서부 예프파토리야에 방공 미사일 전문가들을 교육하는 훈련소와 부크 미사일 발사 경험이 풍부한 잘 훈련된 방공 미사일 부대가 있었다며 이들이 여객기 공격의 주범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정부는 동부 지역 분리주의 반군이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부크 미사일로 여객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반군과 러시아는 이 같은 주장을 반박하며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여객기 피격에 간여했을 것이란 주장을 폈다.
여객기 피격 사건을 조사중인 국제조사단은 블랙박스 해독 등에도 불구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과 공격 주체 등을 밝혀줄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여객기는 지난달 17일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이 치열한 동부 도네츠크주 상공을 비행하다 정체불명의 공격을 받고 폭파한 뒤 추락했다. 이 사고로 호주, 네덜란드, 말레이시아 출신 등 탑승객 298명 전원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