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주리주 외곽의 소도시 퍼거슨시에서 백인 경찰관의 총에 맞아 숨진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이 머리와 팔 등에 최소한 6발을 맞은 것으로 18일(현지시간) 확인되면서 이번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브라운 가족들과 주민들은 경찰의 과잉 대응을 이슈화하며 총을 쏜 백인 경찰관 대런 윌슨에 대한 즉각적인 기소를 요구하고 나섰고, 미주리 주정부는 날로 격해지는 소요 진화를 위해 비상사태 선포에 이어 주방위군 동원령까지 발령했다.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과잉대응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동시에 시위대에도 자제를 촉구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오는 20일 퍼거슨시를 직접 방문키로 했다.
브라운 가족의 요청으로 별도 부검을 실시한 마이클 베이든 전 뉴욕시 수석 검시관은 이날 브라운이 머리에 2발, 오른팔에 4발 등 최소한 6발을 맞았다고 밝혔다.
베이든 전 검시관은 예비 보고서에서 6발의 총알은 모두 전방에서 발사됐으며, 몸에서 화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지근거리에서 발사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머리에 맞은 2발 중 1발은 뒤통수로 들어가 눈을 관통해 나왔고, 나머지 1발은 머리 꼭대기에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든 전 검시관은 또 브라운이 경찰과 몸싸움을 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이는 '브라운이 도망가다 총을 맞은 뒤 다시 손을 머리 위로 올린 상태에서 총을 또 맞았다'는 목격자들의 증언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총격 직전 브라운과 격렬한 몸싸움이 있었다고 밝혔었다.
브라운 가족 변호사인 벤저민 크럼프는 부검 결과로 볼 때 브라운이 총격 당시 무릎을 꿇고 있거나 앞으로 머리를 숙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브라운의 얼굴에 난 찰과상 역시 이 같은 정황을 입증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운 가족들과 변호사는 이 같은 정황만으로도 총을 쏜 윌슨 경관을 충분히 기소할 수 있다며 엄중 처벌을 촉구했다.
당국의 최종 부검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법무부는 브라운 가족들의 요청으로 2차 부검을 지시한 상태다.
AP 통신은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검시소 수전 매쿤 국장의 말을 인용, "브라운이 머리와 가슴에 6∼8발을 맞았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제이 닉슨 미주리주 주지사는 비상사태 선포 및 야간 통행금지에도 소요 사태가 수그러들지 않자 이날 새벽 주(州)방위군 동원 방침을 발표했다.
그러나 주민들이 주방위군 투입과 관계없이 항의 시위를 계속할 예정이어서 이날 밤에도 양측 간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주방위군이 동원되면서 17∼18일 오전 0시부터 5시까지 연 이틀간 내려졌던 야간 통행금지 조치는 해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