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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회 참가 시민들 "세월호 특별법, 박근혜가 책임져라"(종합)

사건/사고

    국민대회 참가 시민들 "세월호 특별법, 박근혜가 책임져라"(종합)


    2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수천명의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뜻을 담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집회를 마친 뒤 세월호 유가족들이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청운동 사무소로 지지방문을 가려다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 3,000여명(경찰 추산 1,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청와대는 응답하라, 특별법 제정 촉구 국민대회'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과 정치권에 수사권·기소권을 보장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재차 요구했다.

    고 김시연군의 어머니 윤경희씨는 "팽목항에서는 힘이 없던 부모였지만 지금은 이렇게 싸우고 있다"며 "여러분도 지겹다 하지 마시고 제대로 된 기소권과 수사권이 있는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많이 도와달라"고 읍소했다.

    양한웅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공동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특별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국민들에게 말했지만 유가족들의 요구에 아무런 응답이 없다. 이제는 분노스럽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또 "집권 여당 국회의원들조차 대통령에게 유가족을 직접 만나보라고 건의했다고 들었다"면서 "이는 유가족의 뜻이고 국민의 뜻이기도 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추석 전에 대통령과 정치인들이 나서 특별법을 제정하지 않으면 국민과 함께 전국 곳곳에서 들고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대학교 총학생회도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결단을 내려줄 것을 촉구하며 25일 경희대 총학생회와 함께 서울 관악구 서울대 캠퍼스에서 한남대교를 건너 종로구 청와대까지 도보 행진을 하기로 했다.

    이경환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전반적으로 바꾸자'고 했지만 실제 고통받는 사람들이 알고 싶어하는 진실은 단 하나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25일 우리의 마음을 모아 4시간을 걸어 청와대에 탄원서를 전달하고 광화문 농성장에서 유가족들을 위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사권과 기소권이 있는 철저한 진상규명이 가능한 특별법과 관련해 대통령이 결단을 내리고 여야가 마음을 바꾸길 바라는 우리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행진한다"며 "9월에는 전국 대학생들이 모두 움직여 청와대까지 행진할 수 있는 판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2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가 주최로 열린 '청와대는 응답하라!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철야 농성 중인 가족대책위를 만나기 위해 행진을 시도하자 이를 막아서는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사진 윤성호 기자)

     

    국민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아무런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정부와 정치권에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이하님(13·여)양은 "아무런 응답도 없어 답답하다. 왜 빨리 구조하지 못했는지 역시 답답하다. 이 문제를 박근혜 대통령이 회피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모 양도 "나는 그 사고 학생 또래"라면서 "내가 나중에 엄마가 돼도 겪을 수 있는 일이고 유가족들의 요구는 지극히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양 공동위원장은 "29일 4대 종단 성직자들이 시청 앞에서 법회와 기도회를 열고 청와대로의 행진할 예정"이라며 "30일 이전에 세월호 특별법이 채택되길 바란다. 아니면 국민대책회의는 30일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대회가 끝난 6시 20분쯤 참석자들은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청운동사무소로 함께 행진하려 했지만 경찰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참가자들은 "비켜라", "박근혜가 책임져라", "수사권과 기소권을 보장하라"고 외치며 경찰과 대치했고, 참가자들과 경찰 사이 몸싸움도 벌어졌다.

    주최 측은 행진을 철수하고 참가자들 각자 청운동 사무소 앞으로 모이기로 했지만 광화문광장에서 청운동사무소까지의 길 곳곳을 경찰이 가로막았다.

    유가족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청운동 사무소 앞은 경찰이 차벽으로 둘러싸였다.

    이 과정에서 인근에 거주하는 시민들까지 통행하지 못하도록 통행을 전면통제해 시민들과 경찰 사이 말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이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가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며 철야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23일 오후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집회를 마친 한 참가자가 가족대책위를 만나기 위해 돌진하다 경찰에게 붙잡혀 끌려나오고 있다 (사진 윤성호 기자)

     

    또 경찰이 청운동사무소 앞으로 가는 참가자들을 막아 서 일부 시민들이 10여명씩 곳곳에 고립되는 상황도 벌어졌다.

    150여명의 시민들은 청운동 사무소에 가까이 접근이 불가능하자 건너편 종로 장애인 복지관 앞에 모여 유가족들을 향해 "힘내라" "수사권을 보장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응원했다.

    한 시민은 "세월호 유가족들에게는 자신들에게 닥친 상황을 아무도 몰라주는 것이 고통이었을 것"이라며 "이 시간이 서로 힘을 주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세대학교 재학생이라는 한 20대 남성은 "공권력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 존재한다"면서 "높은 사람들은 이제 세월호 국면을 '벗어나'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한다. 그들에게 이 국면은 '벗어나야 하는 것'일 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가족들도 이들의 응원에 화답했다.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1인 시위를 마치고 돌아오던 한 유가족은 "청와대 앞에서도 국민대회 참가자들이 지르는 함성이 들렸다. 우리 시민들이 와 있고 같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또다른 유가족도 "건너편 청운동사무소 앞 버스장벽 너머에서 여러분이 온 것을 알았고 함성을 질렀다"면서 "여기 계시는 이 시간만큼은 역사에 매우 중요한 시점이며, 이 힘을 바탕으로 앞으로 바뀔 역사에 동참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약 1시간동안 청운동사무소 건너편에서 집회를 이어가다 저녁 9시 30분쯤 해산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여전히 남아 유가족들과 함께 할 뜻을 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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