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농구 대표팀의 김선형이 앙골라의 집중 수비에 막혀 패스할 곳을 찾고 있다 (사진=KBL 사진 공동취재단)
경기 중반부터는 '유재학호'의 계산대로 풀렸다. 그러나 경기 초반 심각했던 열세를 만회하기에는 어려웠다. 16년 만에 다시 세계 무대에 발을 내딘 남자농구 대표팀의 첫 도전은 아쉬움 만을 남긴 채 끝났다.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30일(한국시간) 스페인 그린 카나리아에서 열린 2014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 D조 조별리그 앙골라와의 첫 경기에서 한때 20점차까지 벌어진 열세를 만회하고 4점차까지 추격하는 저력을 과시했지만 끝내 69-80로 패했다.
초반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한국은 2점슛과 3점슛을 모두 포함해 초반 20개 야투 중 무려 18개를 놓쳤다. 외곽슛 기회가 생겨도, 아무도 없는 골밑에서 던진 슛도 림을 외면했다.
한국은 전반까지 18-36으로 뒤졌다. 정확히 '더블 스코어'였다. 한국은 전반 20분동안 야투 34개를 던져 6개 성공에 그쳤다. 3점슛은 12개 시도 중 2개 만이 림을 통과했다.
이유가 있었다. 한국이 연습경기를 포함해 실전을 치른 것은 무려 11일 만에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7월31일 뉴질랜드와 2차 평가전을 치른 뒤 8월19일에서야 첫 연습경기를 치렀다. 그만큼 상대를 구하기 어려웠다. 상대는 서울 삼성. 두 팀의 전력을 비교하기는 어려운 수준이었지만 대표팀은 전반까지 19-26으로 뒤졌다. 75-52로 역전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전반전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다.
당시 경기를 치른 김종규는 "오랜만에 실전을 하다보니 다들 감각이 떨어져 있었고 코트 밸런스도 맞지 않았다"고 밝혔다. 감을 되찾은 대표팀은 3쿼터 들어 삼성을 압도했다. 정상적인 경기력을 찾기까지 20분의 시간이 걸린 것이다.
이날도 상황은 비슷했다. 11일 만의 첫 경기가 대표팀이 1승 타겟으로 설정한 앙골라였다. 오랜만에 치르는 경기, 게다가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에 초반 분위기가 흔들렸다.
스페인 입국을 앞두고 유럽 현지에서 수 차례 평가전을 치른 타국과는 대조적이었다. 대회 전까지 무려 13번의 평가전을 치른 필리핀은 이날 개막전에서 강호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연장 접전 끝에 74-75로 분패했다. 한국의 평가전 횟수는 고작 2번이었다.
감을 되찾은 한국은 3쿼터 들어 앙골라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문태종과 조성민이 외곽포로 숨통을 트여줬다. 김선형은 '오픈 코트'를 지배했다. 빠른 속공으로 분위기 반전에 기여했다.
대표팀은 22-42로 뒤진 3쿼터 6분 여를 남기고 이 때부터 상대를 3점으로 묶는 사이 무려 13점을 몰아넣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후 김주성의 득점, 양동근의 속공과 김선형의 돌파가 연거푸 터지면서 48-52로 추격한 채 3쿼터를 마쳤다.
그러나 한국은 4쿼터 들어 앙골라의 공세를 막아내지 못했다. 흐름을 가져왔지만 계속 이어가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