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의 정신력은 대단했다.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 탈락의 아쉬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K리그 클래식 경기에서 울산 현대라는 강호를 만나 악조건 속에서 싸운 결과 값진 승점 3을 따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포항은 31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2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0명이 싸우는 수적 열세를 이겨내고 2-1 역전승을 거뒀다.
포항은 지난 27일 FC서울과의 ACL 8강 2차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해 4강 진출이 좌절됐다. 체력은 물론이고 정신적으로도 힘든 시기에 울산 원정에 나섰다.
게다가 포항은 이명주가 중동으로 이적한 뒤 그 공백을 메우지 못하며 부진의 늪에 빠져있었다.
그러나 포항의 저력은 놀라웠다. 포항은 전반 26분 울산의 간판 스트라이커 김신욱에게 헤딩 선제골을 내줬지만 3분 만에 강수일의 동점골이 터졌고 후반 3분 김재성의 역전골로 전세를 뒤집었다.
또 한 차례 위기가 찾아왔다. 후반 21분 수비수 배슬기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것이다. 그러나 포항은 수비에 모든 것을 쏟아붓고 1점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이로써 포항은 지난 2경기 무득점의 침묵을 깨고 3경기 만에 승리를 거뒀다.
한편, AFC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상위 스플릿 진출이라는 중요한 도전 과제를 남겨두고 있는 FC서울은 승수 쌓기에 실패했다.
서울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0-0으로 비겨 승점 1을 얻는 데 그쳤다.
{RELNEWS:right}울산이 포항에게 발목이 잡힌 상황에서 만약 서울이 제주를 꺾었다면 울산을 제치고 A그룹 진출 마지노선인 6위로 올라설 수도 있었다. 그러나 서울은 승점 32(8승8무7패)로 7위를 유지했고 울산(승점 33)을 승점 1 차이로 추격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