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대변인 (사진 = 유은혜 대변인 홈페이지 캡처)
새정치민주연합의 유은혜 원내대변인이 세월호특별법에 대해 강경한 입장만 고수하는 여권을 향해 '분노의 브리핑'을 했다.
유 대변인은 3일 국회 정론관에서 오전 브리핑을 하면서 무려 13분을 할애했다. 통상 브리핑이 2분 안팎으로 끝난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그는 세월호법과 관련한 청와대 등 여권의 태도를 일일이 거론하며 강도높은 어조로 비판했다.
우선 전날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유가족과의 3차 만남이 파행으로 끝난 이유를 설명하며 유가족들의 '대표성 문제'를 거론한 점을 들며 "새누리당의 책임 떠넘기기 백태에 끝이 안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세월호 참사는 교통사고요, 대통령의 7시간은 사생활 운운하면서 참사의 책임으로부터 청와대를 지키기에 급급했던 새누리당이 이번에는 유가족과의 3차 만남 파행을 유가족 책임으로 돌리는 것"이라며 "책임 떠넘기기, 남 탓하기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사성어 구밀복검(口蜜腹劍.입에는 꿀을 바르고 뱃속에는 칼을 품고 있다는 뜻)을 인용하며 "유가족과 대화하며 신뢰를 쌓아갔다던 새누리당, 유가족과 함께 아파하는 정당이라는 새누리당이 구밀복검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1.2차 회동까지만 해도 새누리당측에서 "오해를 많이 풀고 진지하게 대화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이다가 돌연 "2차합의안에서 물러설 수 없다"며 강경하게 돌아선 점을 꼬집을 것이다.
유 원내대변인은 새누리당 지도부가 정의화 국회의장의 중재를 사실상 거부한데 대해서도 "국민은 도대체 국가가 있기나 한 것이냐는 물음에 이어서 국회운영의 책무를 이행할 집권당이 있기나 한 것이냐는 물음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을 향해, 유가족과의 회동에서 나온 "여당이든 청와대든 막 조사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본심과 청와대의 하명에만 따르겠다고 하는 것인지에 대해 진실하게 대답할 것을 요구했다.
'유가족 배후조종'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김무성 대표에게는 "새누리당을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만 바라보는 새누리당으로 남겨둘 것인지 결단해야 할 때가 아닌지 되돌아 보기 바란다"고 따졌다.
유 대변인은 박 대통령을 겨냥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최근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세월호 법에 대해 단 한마디도 하지 않은 점을 상기하며 "가족을 잃고 넉 달이 훨씬 지나도록 절망 속에 눈물 흘리고 있는 유가족들, 유족이 되는 게 소원이라는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는 말 한마디 없었다는 것은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정하고 모진 불통 대통령임을 거듭 확인시켜주고 있다"고 목소를 높였다.
유 대변인은 아울러 "앞으로는 경제위기를 과장해 국민을 겁박하고, 뒤로는 공권력을 동원해 국민의 목소리를 틀어막고, 옆으로는 막말과 비뚤어진 행동으로 유가족을 조롱하면서 끊임없이 국민을 편가르기 하는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의 중심에 대통령의 침묵과 외면이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브리핑을 마친후 기자를과 만나 "정말로 화가 난다"며 "대통령이 유가족에게 '언제든지 찾아오라'고 말해놓고 왜 만지지 못하느냐"며 답답함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