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은비의 영정사진.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데뷔한 지 딱 1년 6개월 만이다.
지난해 3월 첫 앨범을 발표한 5인조 걸그룹 레이디스코드는 지난 3일 교통사고로 데뷔 1년 반 만에 두 멤버를 잃어버리는 큰 불행을 겪게 됐다.
지난 3일 고(故) 은비에 이어 중태이던 리세까지 7일 오전 끝내 세상을 떠나자 마음에 큰 상처를 안은 세 멤버만이 남게 됐다. 지난달 7일 새 싱글 '키스 키스'를 내고 활동 중이던 이들은 지난 2일 대구에서 열린 KBS '열린음악회' 녹화가 다섯 멤버가 함께 노래하는 마지막 무대가 됐다.
이 사고로 얼굴을 다친 멤버 소정은 은비의 장례식이 열린 지난 5일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위턱뼈 부분접합 수술을 받았다. 은비의 사망 소식도 뒤늦게 접하고 눈물을 쏟아냈다.
경미한 상처를 입은 두 멤버 애슐리와 주니는 은비의 장례식에 참석했으나 부축을 받고 걸어야 할 정도로 오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애슐리와 주니도 정신적인 충격과 온몸 근육통으로 안정을 취해야 해 현재 고대 안암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다.
이 와중에 리세의 사망 소식을 접한 세 멤버는 또다시 많은 눈물을 쏟은 것으로 전해졌다. 리세의 빈소는 은비가 있던 고대 안암병원 장례식장 301호, 302호에 마련됐다.
소속사 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는 "리세는 빈소가 준비 되는 대로 수원 아주대학병원에서 이곳으로 옮겨진다"며 "발인 시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리세가 하늘나라에서 편히 쉴 수 있도록 많은 분이 추모해달라"고 말했다.
레이디스코드는 2010~2011년 MBC '위대한 탄생'에 출연해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리세가 속해 있어 '권리세 걸그룹'으로 불렸다.
고 리세. 자료사진
특히 리세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이 두드러졌다.
'위대한 탄생'을 마친 후 2011~2012년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위탄'에 함께 출연했던 데이비드오와 가상 부부로 출연해 귀여운 매력을 선보였고, 지난해에는 MBC '스타 다이빙 쇼 스플래시'에도 출연했다.
리세는 지난해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저희를 권리세 그룹이 아닌 레이디스코드로 기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저는 제 실력을 알고 있다"며 "한 곡을 훌륭히 소화하기엔 아직 실력이 부족한데 이를 채워주는 멤버들이 있어 든든하다"고 멤버들에 대한 애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특히 가요계에서 안타까움이 더한 건, 이들이 지난해 9월 발표한 '예뻐 예뻐'를 시작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러 기획사 관계자들은 "이제 1년 정도만 꾸준히 활동하면 큰 인기를 끌 걸그룹으로 꼽혔다"며 "멤버들이 꿈꿨던 것들을 다 펼치지 못해 마치 내 일처럼 가슴이 아프다"고 입을 모았다.
재일동포 출신으로 일본에서 건너와 연예계에서 지난 4년간 활약한 리세의 모습은 이제 대중의 기억 속에만 남게 됐다.
팬페이지 권리세닷컴은 7일 트위터에 "내 모든 것을 주어도 아깝지 않던 리세야"로 시작하는 글을 올려 추모했다.
"그동안 너에게 받은 사랑에 비해 내가 너에게 해준 건 아무것도 없구나. 많이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리세야. (중략) 내가 너를 단 한 번만이라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리세야 내 가슴에 너를 묻어두고 평생을 그리워하며 살아갈게. 그 언젠가 내 꿈에 나타나 나는 잘 있노라고 내게 안부 한 번 전해줄 수 있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