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자료사진)
구속도 문제였지만, 결국 제구가 안 됐다. 류현진(27, LA 다저스)이 무너진 이유다.
류현진은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AT&T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1회말에만 4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0-4로 뒤진 2회말부터는 크리스 페레즈가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 7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이후 닷새를 쉬고 마운드에 올랐다. 그동안 류현진의 기록을 보면 충분한 휴식이었다.
하지만 평소와 달랐다.
류현진은 1회말 1사 후 조 패닉에게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았다. 5개의 패스트볼을 던졌지만, 구속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최고 구속이 90마일에 그쳤고, 대부분이 88~89마일에 형성됐다. 92마일도 찍혔지만, 매디슨 범가너에게 던진 류현진의 마지막 공이었다. 특히 패닉을 시작으로 버스터 포지, 헌터 펜스, 호아킨 아리아스, 브랜든 크로포드에게 맞은 5개의 피안타 모두 힘이 빠진 패스트볼이었다.
단순히 구속 문제는 아니었다. 류현진은 구속이 떨어졌을 때도 체인지업과 커브,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로 위기를 극복해왔다.
그런데 샌프란시스코전에서는 제구가 전혀 되지 않았다.
5개의 피안타 상황을 보면 초구가 모두 볼이었다. 변화구도 흔들렸다. 볼넷을 내준 7번 그레고르 블랑코 타석을 살펴보면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가 연이어 홈 플레이트에 꽂혔다. 와일드피치로 주자를 한 베이스 더 보내기도 했다. 제구가 장점인 류현진에게서 평소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