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출신 울리 슈틸리케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은 역대 최저인 세계랭킹 63위까지 밀려난 한국 축구의 부활을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안았다. 박종민기자
바닥까지 떨어진 한국 축구. 슈틸리케 감독과 새롭게 출발하는 데 최적의 조건이다.
2014년 9월 한국 축구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18일(한국시각) 발표한 남자축구 세계랭킹에서 역대 최저인 63위에 랭크됐다. FIFA가 세계랭킹을 도입한 이래 한국 축구가 기록한 최저 순위는 1996년 2월의 62위. 하지만 2014년 9월 세계랭킹에서는 역대 최저인 63위까지 밀렸다.
한국 축구는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의 부임 후 첫 대회였던 동아시안컵에서 부진한 탓에 2010년 2월 이후 41개월 만에 처음으로 50위권으로 밀렸다. 이후 좀처럼 순위 상승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한 한국 축구는 브라질월드컵에서도 부진한 성적에 그치는 수모를 맛봤다. 홍명보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았지만 한국 축구의 몰락은 계속됐다.
FIFA 세계랭킹이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각종 대회의 포트 배정 등에서 유리한 상황을 맞기 위해서는 높은 순위에 자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FIFA 세계랭킹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들어 FIFA 세계랭킹에서 줄곧 하락세에 그치며 일본과 이란은 물론, 우즈베키스탄에도 밀리는 처지가 된 만큼 ‘아시아 축구의 맹주’를 자처했던 한국 축구의 위상은 분명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독일 출신 울리 슈틸리케 신임 감독에게 한국 축구의 역대 최저 세계랭킹은 새로운 기회다. 비단 성인 대표팀에만 그치지 않고 유소년 축구부터 여자 축구까지 한국 축구의 전반에 걸쳐 사실상 총감독 역할을 맡은 슈틸리케 감독 체제로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화려한 선수 시절의 경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독 경력은 부족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 축구의 부활을 위해 자신의 거주지를 스페인에서 한국으로 옮기고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국가대표선수를 직접 찾아가 만나는 등 부지런한 모습으로 긍정적인 첫인상을 심었다.
더욱이 슈틸리케 감독의 선임이 늦어진 탓에 신태용 코치 체제로 치른 9월 A매치에서는 브라질월드컵의 부진을 뒤로하고 베네수엘라를 압도한 데 이어 우루과이와는 대등한 경기 끝에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결과는 1승1패지만 분위기 반전은 성공했다.{RELNEWS:right}
이제 남은 것은 한국 축구의 재도약이다. 슈틸리케 감독 체제로 새 출발하는 10월 A매치는 파라과이, 코스타리카와 차례로 격돌한다. 11월에는 요르단, 이란과 원정 A매치도 확정됐다. 당장의 체질개선은 힘들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한국 축구의 세계랭킹 최저 순위는 반등의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