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배구대표팀. (자료사진=FIVB)
겉으로 보면 세트스코어 3-0 완승. 하지만 경기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썩 만족스럽지 않은 카자흐스탄전이었다.
한 수 아래로 여겨지는 카자흐스탄이지만, 1세트에서는 12-14까지 끌려다니다 힘겹게 경기를 뒤집었다. 3세트에서는 초반 경기를 잘 풀어가다가도 중반부터 갑자기 흔들려 동점을 허용하기도 했다. 이기긴 했지만, 박기원 감독의 표정도 밝지 않았다.
선수들이 밝힌 이유는 간단했다. 1세트는 긴장, 3세트는 여유 탓이었다.
주장 한선수는 20일 카자흐스탄전이 끝난 뒤 "첫 경기라 다들 긴장한 것 같다. 몸은 무겁고, 마음은 급했다. 3세트는 편하게 하려고 마음 먹었는데 몸도 편하게 했던 것 같다"면서 "오늘 같은 경기는 다시 안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12점을 올린 전광인도 "첫 경기라 몸이 뜨는 느낌이었다. 주체할 수 없어 힘이 들어갔다"면서 "선수들이 지쳐있어서 3-0으로 빨리 끝내려 했다. 의욕이 앞서서 붕붕 떴고, 실수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AVC컵, 세계선수권을 연이어 치렀지만, 아무래도 홈에서 대회가 열리는 탓이다. 그동안 대회와 달리 홈 관중들의 응원 소리도 컸다. 아무리 프로에서 뛰던 선수들도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병역 혜택이 걸린 아시안게임이라는 부담감이 만만치 않다.
전광인은 "더 큰 대회도 뛰어봤지만, 아시안게임이 더 중요해서 긴장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