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이미지비트 제공)
2012년 3월 서초구 서초동에서 아구찜 전문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54) 씨는 초등학교 동창인 우모(54·여) 씨의 딱한 사정을 듣게 됐다.
우 씨가 다니던 직장에서 해고 당해 생활고를 겪게 됐다는 것이었다. 마음이 아파진 박 씨는 우 씨를 자신의 가게에서 카운터 담당 직원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해 줬다.
우 씨는 아구찜 비법도 전수받으며 열심히 일했고, 이윽고 야간에 식당 총 책임자까지 맡을 정도로 신임이 두터워졌다.
그런데 그즈음 박 씨의 가게에서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들어가는 식재료에 비해 매상이 눈에 띌 정도로 줄어들었던 것이다.
박 씨는 이상하다고만 생각했을 뿐 아무도 의심하지 못했다. 그런데 우연한 계기로 비밀은 밝혀졌고 박 씨는 큰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박 씨는 지난 8월 초 우 씨가 관리하는 카운터에서 카드결제 취소 영수증을 발견했다.
취소 영수증을 이상하게 생각한 박 씨는 카드회사에 전화해 취소 내역을 뽑아봤고, 비정상적으로 많은 취소에 결국 카운터 직원인 우 씨를 의심하게 됐다.
박 씨는 CCTV를 카운터 위에 몰래 설치했다. 우 씨는 손님이 현금을 내면 이를 자신의 주머니에 챙긴 뒤 자신의 카드로 음식값을 결제하고 바로 취소하는 수법으로 2012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423회에 걸쳐 2,000여만 원의 음식값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상습절도 혐의로 우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우 씨가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혔다'며 배신감을 토로했다"고 전했다.